동대해문화연구소 회원들이 최근 동학 유적지 충남 세성산에서 답사 활동 중인 모습. <사진= 주성균 기자>

포항이 고향인 동학2대 교조 해월 최시형 선생 기념사업을 주도해 온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 동대해연)가 최근 충남 일대에서 동학농민혁명 유적 답사 활동을 했다.

4일 동대해연에 따르면, 이번 답사는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이용길 대표의 안내로 천안 지역의 동학 및 3·1운동 유적지를 답사하며 역사의 현장을 되새겼다. 이번 답사는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의 숨겨진 역사, 동학농민군의 비극적인 항쟁, 그리고 유관순 열사의 독립 의지를 확인하는 데 촛점이 맞춰졌다.

▲목천에서 183년만에 발견된 '동경대전' 진본의 비밀

답사단은 이 대표의 안내로 동학 포덕의 중심지였던 충남 천안시 목천군에서 '계미중춘판 동경대전' 진본이 발견된 경위를 소상히 청취했다.

이 판본은 동학 창시자 최제우의 경전을 해월 최시형과 대접주 김은경이 1883년 봄, 목활자로 수정·재간행한 것으로 동학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대표의 안내에 따르면, 김은경 접주는 갑오농민전쟁과 일제강점기를 예견하고 경전을 이중 항아리에 담아 집 장독대에 숨겼다. "좋은 세상이 되면 열어 보아라"는 그의 유언 덕분에 진본은 보존될 수 있었다.

1993년 후손 김찬암선생에 의해 발견된 이 진본은 오랜 논의 끝에 2021년 손자 김진관씨의 기탁으로 세상에 공개되었으며, 현재 천안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세성산 전투, 우금치 비극의 서막

답사단은 이어 동학농민혁명군의 비극적인 항쟁지였던 세성산 전적비를 찾아 고혼을 위로했다. 1894년 10월 21일, 김은경 등이 이끌던 동학농민군 4천여 명이 서울 진격을 위해 이곳 세성산에 진을 쳤다.

농민군은 천연 요새를 믿고 항전했으나 참혹한 패배를 겪었다. 이두황 관군의 압도적인 화력과 전술에 밀려 패배했다. 이 전투로 370여 명의 농민군이 전사하며 세성산은 '시체의 성'이라는 뜻의 '시성산(屍城山)'으로 불리게 되었다.

답사단은 전적비 비문을 통해 당시 민중들의 자주정신과 저항 정신을 되새겼지만, 이 전투의 패배가 동학농민군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켜 우금치 전투 패배의 불길한 전조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아우내, '불멸의 독립 만세 함성'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 성지로 평가된 아우내 장터에 건립된 기념공연에서 진행된 답사 활동. <사진= 주성균 기자>


답사단은 유관순 열사가 주도한 아우내 4·1 만세혁명 현장으로 발길을 옮겨 주요 거점이었던 성공회 병천교회와 아우내장터 기념공원을 둘러보았다.

유관순 열사는 매봉산 봉화로 거사를 알렸고, 4월 1일 1,500여 명의 군중이 이곳 장터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답사단은 유관순 열사 기념관에서 열사의 강렬한 옥중 투쟁 기록에 깊은 울림을 받았으며, 60열사추모각에서 유관순 열사와 함께 희생된 이름 없는 애국자들의 넋을 기리며 천안 지역이 자유와 독립의 성지임을 재확인했다.

▲포항, 해월 최시형 선생 기념 강연회 개최

한편, 동대해문화연구소는 앞서 포항시에 해월 최시형 선생의 유허지인 북구 신광면 '검등골'을 시 지정기념물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을 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동대해연은 오는 12일 강연회를 개최해 포항시가 '해월 선생의 검등골 기거 근거를 명확히 해 달라' 고 요청한데 대해 답변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천도교 중앙총부에서 남연호 중앙도서관장과 해월 선생 직계손인 최인경 사회문화관장, 이윤영 전주동학혁명기념관장 등 동학 이론 권위자들이 참석해 역사적 고증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