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주 APEC정상회담장 인근 보문단지 호반광장 옆 보문호(왼쪽)에 빈 생수병 등 쓰레기들이 마른 갈대 등 부유물과 뒤섞인 채 방치된 현장. <뉴스포레 사진>
아시아 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과 CEO들이 참가하는 APEC 행사가 27일부터 본격 개막된 가운데 회담장 인근의 주요 무대인 보문호반에 쓰레기들이 떠다니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전직 공무원인 김모(65, 포항시)씨는 지난 23일 부인과 함께 APEC 공식 개막에 앞서 정부와 경북도 등 관계기관이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보문단지 일대 산책에 나섰다.
김씨 부부가 들른 보문호수 옆 호반광장에는 1년전 방문했을 때와 달리 신라 시조 박혁거세 탄생 설화에 나오는 알 형상의 15m 높이 APEC 상징 조형물과 AI포토존 등이 새롭게 조성돼 관광객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두사람이 유람보트를 이용하기 위해 바로 옆 '보문호유선장'으로 이동하면서 어이 없는 모습을 목격했다.
보문호의 한 모퉁이인 이 일대 수면에 마른 갈대 줄기들이 떠다니며 이룬 부유물들의 사이에서 폐 스티로폼과 커피캔, 빈 생수통 등 각종 쓰레기들이 호반 둘레길 산책에 나선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APEC 개막 하루를 앞두고 본지가 취재에 나선 지난 26일 오후에도 호반광장 옆 호수 일대의 쓰레기들은 그대로 방치돼 있어 관계기관의 허술한 관리 실태를 짐작케 했다.
취재 결과, 인근에 설치된 '보문저수지 수질관리 실명제' 게시판에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장 명의의 수질 관리 협조 안내문과 함께 담당자 B씨의 실명과 전화번호 등이 적혀 있었으나 B씨는 올초 타 지역으로 전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태를 파악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고령·성주·칠곡) 측은 "APEC 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한민국 새단장 주간’을 진행한 취지에 맞춰 농어촌공사에 관리 강화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 홍보실 측은 "경주지사 직원들이 모두 현장에 나가서 현황 파악이 다소 늦어졌다"면서 "27일 청소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문제점을 확인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