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행사에 참여 중인 정청래 대표.(사진=정청래 대표 페이스북)
민주당이 17일 3인의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를 마감한 결과, 친명계 3인과 친청계 2인이 후보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전임 지도부 3인의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친명계인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등록했고, 친청계로는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친명계들은 정청래 지도부가 ‘일방통행’으로 당을 이끌고 가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앞서 무산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 도입의 경우도 당내 일부에선 숙의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지만 정 대표가 밀어붙였다. 결국 부결되었지만, 계파 갈등의 신호탄으로 평가될 정도로 그동안 각 계파의 감정의 골은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는 친명, 친청 용어에 대해서만큼은 ‘민주당 분열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엎으려는 의도적 갈라치기’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민주당에 친청은 없고 친명만 있을 뿐”이라고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쟁점은 정청래 대표가 추진했지만, 중앙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전 당원 1인 1표제’를 두고 당원들이 정 대표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고, 강득구 의원은 이재명 당 대표 1기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꼽힌다. 유동철 위원장은 친명계 원외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반면, 친청계로 꼽히는 이성윤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개 지지했고 이후 당 법률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문정복 의원은 정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당 조직사무부총장을 역임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가 명청대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3선 중진인 권칠승 의원은 라디오에서 “우리 모두는 친명”이라며 “차이점들은 있을 수 있지만, 누군가를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른 가공의 프레임”이라고 강조했지만, 문정복 의원과 유동철 위원장 간 설전은 단일대오로 내란척결이라는 당의 목표를 무색하게 했다.
문 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위원장을 향해 “내가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선방을 날렸고, 이에 유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문 의원이 “농담으로 한 얘기인데 기사화 돼서 마음이 아팠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백주 대낮에 공개된 자리에서 한 폭언이 농담이었다고 하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냐.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반발하며 감정의 앙금을 드러냈다.
친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당정 엇박자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사법개혁’을 비롯해 ‘재판 중지법’, ‘양도소득세 기준’ 등 사안을 당이 주도하면서 대통령실보다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이견을 드러내 갈등설을 촉발시켰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불거진 당정 갈등의 원인이 정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는 정 대표가 향후 당 대표 연임과 대권을 염두에 두고 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을 위하는 것이 아닌 자기 정치를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 갈등의 핵심이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내년 1월 11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