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한동훈 전 대표(사진=김종혁 페이스북)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가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수사에 더해 16일 대표적인 친 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에게 당원권 2년 정지를 권고하자, 친 한동훈계의 조직적인 반발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대표 리더십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이호선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지도부와 당원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를 권고하면서 “소가 본래 받는 버릇이 있고, 임자는 단속하지 아니하여 (사람을)받아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며 구약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강력한 징계를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이려는 자들에 맞서 한 전 대표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며 “당무위의 독단적 주장으로 승복할 수 없다. 이호선 위원장을 임명한 장동혁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법정 공방도 불사하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확고히 했다.
친한계인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당의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위험한 신호”라며 “민주주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당무감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종교 차별 금지 위반과 당을 북한노동당에 비유해 당의 위신과 명예에 영향을 미쳤고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극단적인 사람들’ ‘황당하게 망상에 빠져있기는 양쪽 다 마찬가지’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 등을 지적했다.
‘당원 게시판’ 조사와 김 전 최고위원 징계로 이재명 정부와 투쟁해야 할 야당이 민심과 괴리감을 일삼아 장 대표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자아내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를 개최해서 계엄과 탄핵 이후 정체에 빠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열띤 논의가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42명이 참여한 모임의 이임 대표인 김대식 의원은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결국 선거로 평가받고 선거는 국민의 선택으로 결정된다”며 “절실한 과제는 국민 앞에서 다시 신뢰는 쌓는 일이며, 싸우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 다가가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민심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유정복 인천시장은 “다들 ‘처절하다’, ‘위험하다’고 하지만 이야기일 뿐 실제 뒷받침할 수 있는 어떤 노력도 뒤따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당 대표부터 지도부, 의원들 모두 ‘우리에게 공천 권한은 없다’고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며 강력한 쇄신만이 살길이라고 주문했다.
엄태영 의원은 “보수정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실천하는 정당으로 재창당해야 한다”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것을 뜻하는데, 당명이라는 껍데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완벽한 변신을 주창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가 국민의힘 싱크 탱크인 여의도 연구원 부원장에 대표적인 ‘윤 어게인’ 주장자인 장예찬 씨를 임명하고,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김민수 최고위원을 임명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에 대한 압박의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