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해연, 서울 곳곳 깃든 해월 최시형 숨결 찾아

봉황각, 종로 순국 터 등 유적지 단체탐방

뉴스포레 주성균 기자 승인 2024.07.01 16:21 | 최종 수정 2024.07.01 17:33 의견 0
(사)동대해문화연구소 주최 해월 최시형 선생 유적지 탐방단이 서울 봉황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포레 사진>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동해안을 대표하는 학술단체인 (사)동대해문화연구소가 주최한 해월 최시형(동학) 유적지 답사가 최근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지난 6월말 40여명의 참여 속에 진행된 답사는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봉황각, 동학 3대 교조 손병희 선생 묘소, 천도교 중앙총부가 있는 수운회관, 종로3가 최시형 순교지, 녹두장군 전봉준 순국 터 등 역사적인 현장 중심으로 촘촘하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각 유적지에서 전문 해설가의 안내 속에서 동학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봉황각 답사를 맡은 서종환 원장은 경술국치(庚戌國恥) 2년 뒤인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며 당시 경기 고양군 수양면 우이동 일대 산속 9만 2231.8㎡ 부지에 봉황각을 비롯한 13개 동의 건물을 조성한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서 원장은 손병희가 중심이 돼 성공한 3.1만세운동과 독립선언서 인쇄 및 발각 위기 상황에서 고등계 형사 매수 등 뒷얘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 원장에 따르면 33인 중의 한명인 최린은 당시 2월말 심야 비밀 리에 독립선언서 25,000부를 인쇄하던 도중 낌새를 차린 일제 고등계 형사 신철에게 현장이 발각됐다는 직원의 다급한 보고를 받은 최린은 신철에게 "같은 민족으로 나라의 독립운동을 위하여 며칠만 눈감아달라"고 사정하면서 현금 5,000원을 주고 매수했다. 봉황각 부지 매입가 2,100원과 비교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거금이었는지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비밀리에 급히 제작되는 과정에서 한 부분이
잘못 인쇄된 독립선언서. <뉴스포레 사진>

서종환 원장은 또 독립선언서가 이처럼 우여곡절 속에 급히 제작되는 과정에서 초기 인쇄본에 '我朝鮮'(아조선)을 '我鮮朝'(아선조)로 잘못 인쇄했지만 촉박한 시간 속에 그냥 배포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봉황각은 손병희 선생의 주요 유적지 중 한곳이기도 하다.

손병희 선생은 민족 대표 33인의 수장으로 3.1만세운동을 주도했다. 독립 선언 후 일제에 의해 내란죄로 기소된 손병희는 1920년 10월 30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병보석으로 가석방되어 상춘원(지금의 종로 숭인동)에서 요양하다 1922년 5월 19일에 순국하였다. 1962년 정부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였다.

손병희의 묘소는 봉황각 맞은편 높다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왼쪽 숲에는 부인 현풍 곽씨와 주옥경의 묘소가 나란히 있다.

이어 천도교 중앙총부로 이동한 답사단은 정윤택 관리실장으로 부터 동학의 3대 교조가 된 손병희 선생에 의한 천도교 개칭, 3.1운동과 교육사업, 농민운동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답사단은 또 해월 최시형 선생의 순교지인 옛 좌포도청 자리(단성사 터)에서 참배하고 탑골공원에서는 1919년 3.1 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팔각정과 손병희 동상 등을 둘러봤으며, 전봉준 장군이 수감됐던 전옥서(典獄署) 터인 종로 네거리에서 참배를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동대해연 답사단이 서울 종로3가 해월 최시형 선생 순교터를 참배하고 있다. <뉴스포레 사진>

(사)동대해문화연구소 이석태 이사장은 "이번 답사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동학과 해월 최시형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대해연은 7월 말 답사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세한 일정과 참가 신청 방법은 ‘최시형 전용 앱’과 연구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관련 문의 전화는 (사)동대해문화연구소 054-285-667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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