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사진=장동혁 페이스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다녀온 일로 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당내에서는 국감 정국의 이슈 선점 기회를 날렸다고 비난하고, 여당에서는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몰아붙이고, 강성 보수 세력은 형식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두고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다시 손잡고 정권 재탈환을 명분으로 제2의 쿠데타를 꿈꾸는 것인가”라고 밝히며, 국민의힘에 대한 ‘내란 프레임’을 강화하며,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부동산 정책' 이슈 등을 극복하기 위해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성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대표께서 국민의힘을 나락에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만 하시죠”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고, 친한계인 신지호 전 의원도 “간만에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지고 있는데,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이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계리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구치소에서의 접견을, 누가 가는 줄도 모르게, 조용히 잡범들과 섞여서”라며 “일반 접견으로, 보는 걸로 그저 감지덕지 교도관들의 가시거리와 가청거리 안에서, 10분 하고 나온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라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식의 접견이라면 시기라도 진작 갔어야 한다는 송진호 변호사님의 말씀에 동의한다”라며 “장동혁 대표가 약속을 지켰다고? 글쎄. 고작 약속지키러 그 접견을 하러간건가? '약속을 지켰으니 훌륭하다'라는 말에는 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어제 오전 윤석열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웁시다.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라며 윤 전 대통령의 면회를 다녀온 사실을 밝혔다.
이날 면회는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대표에 당선되면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고, 당 지도부 인사와는 면회 일정을 공유하지 않고 김민수 최고위원만 대동하고 특별 면회가 아닌 ‘일반 면회’로 10분간 윤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의 행보를 두고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국감 상황에서 면회를 간 이유와 강성층의 반대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면회를 간 이유다.
정치권은 장 대표가 강성층과 거리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와 화합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국감의 혼란한 상황에서 가볍게 면회를 다녀옴으로써 지난 선거 때의 약속을 지켰다는 모양새와 당 차원이 아니라 사적이고 인간적인 면회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