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TV Chosun)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증인 채택이 불발되자 여야는 대법원장의 이석 여부를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난장판을 벌였다.

국회 법사위는 1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이 정회 때 국감장을 떠나기 전까지 민주당은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여당 의원들이 홍위병을 자청하며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어제 법사위 난동은 한마디로 추미애 위원장과 여당 탈레반급 강경파 의원들의 조리돌림 인민재판 수준”이라며 “관례에 따라 퇴장하려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회의장에 강제로 구금시켜놓고 여당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지라시 수준의 각종 의혹과 인격 모독성 발언 쏟아내는 장면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여당의 폭주를 통제할 힘이 전혀 없는 레임덕에 빠진 것이냐. 아니면 본인의 재판에 무죄를 받기 위해서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이냐”며 “이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정감사 첫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의 권한을 최대한 남용해 사법부와 대법원장을 최대한 능멸했다”며 “양심 있는 법관 1명만 있으면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수 있다. 지금 당장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다시 시작하라”고 일침했다.

한편 법사위에서 민주당 주도로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장에 출석해 인사말을 통해 “저에 대한 이번 국감의 증인출석 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을 놓고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증인채택에 불편한 심정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먼저,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재판거래 의혹과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일부 인사들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거래 의혹에 대해 “일부 위원님들 질의에 언급된 사람들과 일절 사적인 만남을 가지거나 해당 사건에 대한 대화나 언급을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심리와 판결 선고의 배경에 관해 불신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어떤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의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데에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국감에서 조 대법원장은 기관장 인사말을 마친 후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추 위원장의 의사 진행으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거칠게 몰아붙였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을 이재명 변호인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추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5월 1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전원합의체 회부 절차, 사건 검토 기간, 심리 기일 운영, 판결 선고 시기 등 모든 단계에서 관례를 무시하고 예외를 적용해 속전속결 판결을 내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에 대해 국회가 물어볼 수 있다”며 “왜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해 답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은 ‘조희대 녹취’와 관련한 열린공감TV의 증인은 채택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 무죄 만들기’ 때문”이라며 “추 위원장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도 상임위 국감장에 나와야 한다.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오늘 법사위를 보니 이재명 대통령의 무죄를 위해 재판을 다시 해보자는 것 같다. 전현희 의원의 발언을 보니 ‘이재명 재판 변호인’인 줄 알았다”며 “변호인들은 다 있는데 피고인은 어디 갔나. ‘이재명 피고인’ 나오시라”며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