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사진=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6일 구속됐다. 권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김건희 특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로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5일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통일교 행사 청탁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또한,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2~3월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학자 총재를 만나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원 대가로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 2022년 10월 한 총재 등 통일교 임원의 미국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제공해 증거인멸 등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구속 영장 실질 심사에서 윤영호씨의 진술과 다이어리 기재 내용, 윤씨가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볼 때 권 의원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혐의가 중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권 의원이 자신의 비서관을 통해 특검팀이 수사 중인 공범에게 몰래 접촉해 수사상황을 공유 받으려 시도하고, 차명폰으로 수사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강조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커 구속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 청렴의무를 위배한 피의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라며 국회에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했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므로 우리 당은 단합과 결기로 잘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며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 그래서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기에 이른 것”이라며 구속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권 의원은 “영장을 인용한 재판부 역시 민주당에게 굴복했다. 집요하고 우악스러운 사법부 길들이기 앞에 나약한 풀잎처럼 누웠다. 그야말로 풍동(風動)”이라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며 무죄를 자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7일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며 “성실히 수사에 임했고 불체포특권까지 포기했던 야당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결국 특검의 여론몰이식 수사에 대해 법원이 협조한 꼴”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