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MBC캡쳐)

한미 정상 회담이 29일 경주에서 개최되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뜨거운 감자였던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설에 합의하며, 이 대통령은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협상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30일 X에 “트럼프 대통령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 오래도록 이어져 온 우정과 협력 속에서 한미 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 손잡고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한미는 정상회담을 통해 500억 달러(약 49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금융 패키지 중 2000억 달러(약 284조원)를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28조원)로 제한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합의로 대미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아졌다.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사업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8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열린 두 번째 만남으로, 이날 오후 2시 39분부터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확대 오찬 겸 정상회담을 1시간 30분간 진행했다.

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대통령 최초로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고,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것에 큰 치하를 드린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열심히 노력해서 모든 것들이 다 잘 해결될 수 있게 하겠다. 인내가 좀 필요한 때라고 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가지신 그 큰 역량으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주시면 제가 여건을 조정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며 화답했다.

또한 양국은 한국이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 추진을 공식화하고 미국도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 의사를 밝히면서 핵추진 잠수함 운용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나가자고 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회담 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고 전력화하는데 8∼10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이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확보를 지원하는 것처럼 지원한다면 개발 속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관세협상의 주요 카운터 파트들이 모두 회담에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