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사진=ChannelA캡쳐)
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앞두고 여당은 대법원장의 청문회 불참 통보에 대해 ‘오만하다’고 성토했고, 야당은 ‘사법부 장악, 야당 말살 시도’라고 반발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앞서 민주당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의결했고, 오는 30일 열기로 했다.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회동설, 그리고 5월 1일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건 파기환송 판결 전후 상황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전무후무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며 대법원이 의도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당내강경파들도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와의 ‘4인 회동’에서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청문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청문회 참석 대상자들인 이흥구ㆍ이숙연ㆍ박영재 대법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고홍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이영진 대법원 재판연구관,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ChannelA캡쳐)
조 대법원장은 사유서를 통해 “(청문회가)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라며 “이는 사법 독립을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재판에 관한 국정조사의 한계를 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국회법의 규정과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저로서는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청문회 불참을 통보하자,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이 주장하는 ‘사법부 독립’은 결코 책임 회피의 방패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입법부는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사법부를 견제해야 하며, 사법부는 이에 응하는 것이 의무”라며 “사법부의 최고 수장이 법률이 정한 사유서가 아닌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자신을 법 위에 둔 행위는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저버린 오만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장외투쟁에 나선 국민의힘. (사진= ChannelA캡쳐)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28일 서울 덕수궁 앞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부 장악, 야당 말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야당 탄압·독재 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장악하고 언론과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면 독재는 벌써 4단계 넘어 5단계를 지나는 것”이라며 “사법부도 무너지고, 입법부도 무너지고, 언론도 무너지고, 외교도 무너지고, 안보마저 무너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