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 그리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사진=MBC캡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개월밖에 안 됐는데도 그 짧은 시간에 5년 정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은 벌써 임기 막바지의 레임덕인 듯하다.
우선 이재명 정권의 인사정책을 보면 마치 국민들을 약 올리듯 전과자에 부적격자만 골라서 임명하고, 당권선거에 개입해서는 탄핵 열차에 동승했던 전직 대통령의 작태를 답습하고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렵다며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민생지원금’을 살포한지가 엊그제인데, 거꾸로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켜 기업들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다.
안보에서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기반으로 ‘안미경중’ 정책을 재조정하겠다고 야심 차게 트럼프를 만나고 중국과 북한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삼국으로부터 의구심과 경계심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장사꾼 중의 장사꾼인 트럼프는 오직 대한민국의 호주머니를 털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한 만년필을 빼앗듯이 우리의 국고를 트럼프 개인의 금고처럼 주무르고 싶어 한다. 더하여 중국의 전승절에 국회의장이 참석했다고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직원 수백 명을 불법체류자로 체포할 정도로 이재명 정부가 친중 정부라는 의구심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먹사니즘’을 내세우는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은 대통령이 누차 강조하고 있는 검찰개혁의 속도론을 두고 민주당의 정청래 대표는 '전광석화처럼 처리해야 한다'며 대놓고 대통령을 무시한다. 한낱 지검장에 불과한 공무원은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 간부들을 ‘검찰개혁 5적’이라고 항명해도 누구 하나 그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이 상황만 봐도 과연 출범한지 100일도 안 된 정권이 맞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부언이지만 대외적으로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갖다 바치는 것도 모자라 한국기업에 대한 무자비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지켜봐야 했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미국 눈치 봐가며 참석했던 국가권력 서열 넘버 투는 가지 아니한 것보다 못한 푸대접만 받고 왔다.
지금 여당 대표와 검찰 간부의 언행을 보면 대통령의 권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과연 검찰개혁인가? 검찰만 개혁하면 대한민국의 국민이 행복하고 경제가 살아나고 범죄가 없어지는가?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는 작은 일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빈대 한 마리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6개월 뒤부터 시행될 ‘노란봉투법’을 두고 서초동 법조계의 배만 불린다는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결국 머지않아 기업들의 엑소더스를 보며 피눈물을 흘려야 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돈 가뭄에 시달리며 파리만 날리는 소상공인들과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허울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민주당과 정청래 대표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에만 치중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졸속 검찰개혁을 서두르는 의도는 정청래 대표의 사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정 대표는 검찰개혁의 완성자라는 타이틀을 얻어 차기 지도자가 되겠다는 욕망으로 ‘추석선물 검찰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탱하는 정당이 일부 소수 당원들을 위한 입법에만 함몰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위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당시의 공약이었던 검찰개혁 안에 대해 자칫 문재인 정부 당시의 졸속 입법으로 탄생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되지 않도록 여론을 살피고 내실을 기해 국민이 불편하지 않게 시간을 갖자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의 일부 강성 의원들, 그리고 검찰 내의 일부 세력들은 국민의 안전보다는 검찰에 대한 보복심으로 검찰 해체에 무리한 행동을 감행하고 있다.
정 대표가 검찰개혁의 과실을 선점하기 위해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데도 대통령의 영이 서지 않는 이유는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진행 중이던 재판들이 연기된 상태지만 언제든지 다시 속개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정책과 통치 철학이 정 대표를 비롯한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노여움을 살 경우 언제든지 재판을 재개해서 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이 도사리고 있다. 이는 곧 이재명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고 이를 거머쥐고 있는 이가 바로 민주당의 정청래 대표다.
정 대표는 민주당을 떠받치고 있는 강성 지지자들과 민노총이 원하는 ‘노란봉투법’과 ‘상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젠 추석 선물로 검찰개혁이란 미명 아래 눈에 가시 같은 검찰을 해체하고, 그 동력으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장악해서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고 있다. 아마도 민주당의 장자방 김어준의 각본과 그 꼭두각시로 놀아나고 있는 정 대표의 야망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비춰진다. 정 대표의 헛된 대권 놀음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의 대주주 김어준의 아바타인 정 대표가 원하는 정책들에 충실히 서명하는 민주당만의 대통령으로 전락해서 대한민국을 수렁에 빠트리는 지름길로 들어서고 있음이 명백하게 보인다. 이 비극만은 막아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 것이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에 여당인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협치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이대로 민주당의 독주와 정 대표가 벌이는 헤게모니 싸움으로 허송세월하다가는 이 대통령 또한 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과거의 그로만 기록될 것이 자명하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과 협치를 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있다. 비록 민주당 강성파들과 민노총 등 지치층 일부가 반발하더라도 곧 시행에 들어갈 ‘개정 상법’과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을 위한 보완책을 만들어 투자와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줘야 한다. 그 다음으로 검찰개혁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안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공명정대한 절차와 공청회를 통해 '천추불멸'을 만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나아가서는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하는 ‘내란정당 해체’에 대해 반대의 뜻을 표명해서 국민의힘 지지층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대한민국 국민임을 천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지지층들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보수와 협치를 행한다면 빛나는 업적이 올 것이다. 바로 그가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이라크 파병으로 우리의 안보와 위상을 높인 것을 인정받았듯이 이 대통령도 후대에 협치의 상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대통령이 임기 중에는 재판을 중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이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러한 협치로 대통령이 여와 야를 아우르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국내정세를 안정시킨다면 대한민국은 둘러싸고 있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쥐는 강자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 김건우 정치에디터(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