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연설회에서 행사를 방해하고 있는 전한길. (사진=JTBC캡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여상원)가 전당대회 소란죄로 회부된 전한길에 대해 ‘경고’ 조치를 취하자, 당내는 ‘국민의힘 치욕의 날’, 여당에서는 ‘윤어게인 세력과 단절 거부’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4일 회의를 열고 지난 8일 대구연설회 현장에서 ‘배신자’ 연호를 유도하며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유세를 방해한 부분에 대해 징계를 논의했지만, 경징계인 ‘경고’ 결정을 내렸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우발적으로 좀 화가 나 서, 본인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향후에 재발 가능성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며 “자기가 제명이 돼도 승복하겠다는 사람이 굳이 징계를 낮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며 전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와 민주당에서는 당혹스러움과 국민의힘의 한계라며 비난이 폭주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죄질이 엄중하다라고 말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가벼운 징계 결정이 나왔다”며 “지도부 차원에서도 그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라며 징계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안철수 당 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치욕의 날”이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 당원들 앞에서 난동을 부린 미꾸라지에게 경고요?”라고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소금을 뿌려 쫓아내도 모자란 존재다. 끊어내야 살 수 있다”며 “한 줌도 안 되는 극단 유튜버와 절연도 못하면서 어떻게 당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인가. 속에 천불이 난다”고 허탈함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대변인은 “전한길 개인에 대한 경징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을 앞세운 내란 세력과의 단절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지 며칠 만에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진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의 공정과 상식은 다 어디로 갔느냐. 국민께선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내란 동조’ 정치를 용납하실 수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경고라는 코미디 같은 결정을 철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징계와 제도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해산하겠다고 공언해온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당 대표에 선출된 뒤 “박근혜 정권 때 내란 예비 음모 혐의로 해산됐던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 해산 감”이라며 “불법 계엄 내란에 대국민 사과와 진솔한 석고대죄가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국민의힘 예방을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