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 최시형 선생 기념사업 주체이자 고향인 포항의 대표적 학술단체 (사)동대해문화연구소(동대해연)가 지난 11월 23일 동학사상의 요체인 '동경대전' 최초 간행지인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와 선생이 관군에 붙잡힌 강원도 원주시 송골 일대를 답사했다.
▲강원도 인제군 남면 갑둔리 동경대전 간행터
2일 동대해연에 따르면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1827~1898)은 1880년 5월9일 인제 갑둔리 김현수의 집에 각판소를 설치, 5월 11일부터 비밀리에 간행 작업을 시작해 6월14일 동경대전을 완성했다. 동학의 첫 경전인 경진판 동경대전으로 100여 권이 전국 각지로 분포됐다. 동학의 주요 가르침을 정리한 경전인 동경대전은 1880년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판본으로 확대 간행돼 동학 경전의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인제 동경대전 간행터는 남면 갑둔리 351·375번지에 소재하며 지난 2016년12월2일 강원도 기념물 89호로 지정됐다. 각판소터와 공방터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6년 운영에 들어간 육군과학화전투훈련장 조성으로 주민이 소개된 지역으로 현재 인가는 없고 국방부가 관리하고 있다.
천도교 원주교구 김영덕 교화부장의 안내로 찾아간 최시형선생의 피체지는 원주시 호저면 송골에 있었다. 김 부장은 피체지는 동학도인 원진여의 집으로 6.25 전쟁 때까지 폭격으로 소실되어 공터로 남아있던 것을 천도교사(史) 연구자인 표영삼 선생이 다녀간 이후 장일순 등 원주의 뜻있는 분들이 '치악고미술원우회'를 만들어 1990년 원진여의 집터에 표지석을 세우고 마을 입구에 추모비도 세웠다고 한다.
▲최시형선생 피체지, 원주시 호저면 송골
용담유사 간행지인 단양군 대강면 장정리로 향한 답사단은 동대해문화연구소 김상조 이사의 문화해설로 이곳 장정리 일대에서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머물게 되는 과정에 대해 들었다. 『대선생사적』 『도원기서』 등의 경전을 발간하고 '용시용활(用時用活)' 등 많은 설법을 펼친 곳이고, 기록에 의하면 장정리를 뒤로 한 채 조금만 오르면 산 밑 마지막 동리가 단양의 천동, 우리말로 '샘골'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 장정리 용담유사 간행지
동대해연에 따르면, 1881년 6월에 여규덕이라는 도인의 집에서 개간소를 마련하고 『용담유사』를 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제 갑둔리에서 처음 『동경대전』을 간행할 때가 경진년(1880)이니, 꼭 한 해 뒤에 『동경대전』을 간행하고 가사로 되어 있는 경전인 『용담유사』를 간행하게 되었다. 이곳은 바로 인제 갑둔리에 이어 대신사의 유저인 두 권의 경전 모두를 간행한 매우 중요한 교단 내의 사적지이며 동시에 동학사의 장소이다.
이날 답사는 2024년 들어 5회째이다. 해월 최시형 선생과 동학 관련 유적지를 찾아 지난 6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서울의 봉황각, 손병희선생 묘소, 해월선생 순교지인 옛 좌포청 자리인 서울 종로구 수은동(授恩洞) 59번지(단성사 터)를 시작으로 동학농민전쟁 최후 격전지 전남 장흥, 보은군 북실마을, 보은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교평리 정순철 생가를 답사했다. 지난 10월 수운 대신사 출세 200주년 기념행사 참여, 올해 마지막 답사 행사로 강원과 충청지역 답사를 다녀왔다.
▲동대해연, 5년째 해월 기념사업 '주도'
동대해연 이석태 이사장은 연구소의 해월선생 기념사업 착수 2019년 이래 학술세미나 2회와 명사초청강연회 3회를 거쳐 '왜 포항이 해월 최시형 기념사업을 해야만 하는지의 이론적인 토대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2023년부터 실시한 해월과 동학 관련 유적지들을 답사해 보면서 해월 기념사업의 중요성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동대해연에 따르면, 해월은 왕조사회에서 시민사회로 나아가는 단초를 제공한 위대한 철학자로 그의 가르침을 받은 손병희선생은 3.1만세운동을 주도하였고 김구선생은 상해임시정부를 이끌며 독립운동을 펼쳐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확보하였다. 근세 대한민국 건국의 정신적 뿌리는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은 이런 최시형선생의 정신을 높이 선양하고 기념하는 사업에 포항시민 모두가 나서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20일 '해월기념사업회' 발족 예정
(사)동대해문화연구소는 오는 20일 '해월최시형기념사업회'를 정식으로 발족한다. 발기인에 참여할 시민들은 일체의 재정적 금전적 부담은 없으며, 해월 최시형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선양하여 후세 올바른 국가관과 충효 애민 교육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참할 시민들은 (사)동대해문화연구소 사무국(054-285-6678 / 010-9511-5448)으로 연락 가능하며, 발대식은 12월 20일 금요일 14시, 장소는 청소년문화의집(옛 북구청 3층)에서 거행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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