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2월 25일 체결된 포스코· 포항시· 포스코 범대위 간 3자 합의서.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 중심의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료공= 포스코범대위)
속보='박태준 회장의 교육보국 기치의 상징인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에 최정우 최측근 정기섭 사장 취임'<본지 1월 13일자 단독보도> 이후 최근 장인화 회장이 교육재단에 750억원 지원을 결정하자 시민단체가 환영 및 합의 이행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포스코· 포항시 합의서 완전이행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 포스코범대위)는 4일 ‘포스코·포항시·범대위 3자 합의서 서명 3년에 즈음한 성명’을 발표했다.
포스코범대위의 이번 발표는 '장인화 회장의 포스코교육재단 지원 재개를 환영하며,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중심 구축 일정의 공표를 촉구한다'는 제목에 요약됐다.
범대위는 성명에서 “장인화 회장이 최근 위기 극복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포스코교육재단에 향후 5년간 7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전제했다.
범대위는 “이같은 결단은 ‘제철보국’을 통한 ‘교육보국’ 실현을 염원했던 포스코교육재단 박태준 설립자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것일 뿐 아니라 포스코교육재단 학교들에게는 마치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이와 함께 그 이행 여부를 놓고 최정우 회장 재직 시 포항시민과 극심한 갈등의 계기가 된 지난 2022년 2월 포스코· 포항시· 포스코 범대위 간 3자 합의서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성명에서 범대위는 “이번 기회에 장인화 회장은 포스코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중심 구축에 대해 포스텍과 융합하는 방안의 청사진을 구체적 일정과 함께 조속히 공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인력이 지방을 회피한다’는 구실을 내세우며 성남시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을 구축하려 했던 최정우 전 회장의 획책은 마땅히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범대위 강창호위원장은 “포스코는 지난해 2월 최정우 회장 때 성남시 위례지구내 미래기술연구원 착공식 일정을 포항시민 반발에 취소했지만 이후 협의도 없이 ‘포스코 글로벌센터’로 재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장 회장은 3자 합의 약속 이행 및 향후 계획을 포항시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포스코범대위는 지난달 25일 합의서 서명 3년을 맞아 집행위원회의를 열고 단체 명칭을 ‘최정우 퇴출! 포스코지주사·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포스코· 포항시 합의서 완전이행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변경했다.
한편 정기섭 포스코교육재단 신임 이사장은 최정우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3연임 추진 과정에서 본지 단독 보도 이후 큰 파문을 일으킨 캐나다 밴쿠버 호화 이사회 개최로 형사 고발돼 있다.
본지 취재를 통해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이사장에 임명된 뒤 1월 2일부터 공식 취임식도 생략한 채 업무를 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단과 교육계 안팎에서 적격성과 도덕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범대위는 이번 성명에서 '장 회장이 취임 300일 무렵에 최정우의 최측근들을 정리하면서 교육재단 이사장으로 보낸 정 사장에 대해 부적절한 인사라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우리는 그 행보를 유심히 주시할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포스코범대위의 성명 전문이다.
<포스코ㆍ포항시 ㆍ범대위의 합의서 서명 3년에 즈음한 성명서>
장인화 회장의 포스코교육재단 지원 재개를 환영하며,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중심 구축 일정의 공표를 촉구한다
2011년 12월 포스텍 노벨동산에 포항시민과 포스텍 가족 등 2만2천905명이 성의를 모아 박태준 선생의 아담한 전신 조각상을 세웠다. 받침돌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건립취지문이 새겨졌다.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 이 신념의 나침반을 따라 헤쳐 나아간 청암 박태준 선생의 일생은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을 실현하는 길이었으니, 제철보국은 철강 불모지에 포스코를 세워 세계 일류 철강기업으로 성장시킴으로써 조국 근대화의 견인차가 되고, 교육보국은 14개 유ㆍ초ㆍ중ㆍ고교를 세워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마침내 한국 최초 연구중심대학 포스텍을 세워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육성함으로써 이 나라 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횃불이 되었다. 이에 포스텍 개교 25주년을 맞아 포스텍 가족과 포항시민이 그 숭고한 정신과 탁월한 위업을 길이 기리고 받들기 위해 여기 노벨동산에 삼가 전신상을 모신다.>
그런데 최정우 전 포스코 회장 재임 기간에는 제철보국, 교육보국의 전통과 계승이 크게 훼손되었다. 갖가지 잘못을 새삼 들춰내지 않더라도, "더 이상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라고 했던 그의 선언은 제철보국을 부정하려는 오만방자의 발로였고, 그의 포스코교육재단 학교들에 대한 공립화 시도와 지원 중단은 교육보국을 단절하려는 악덕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장인화 회장이 취임 300일쯤 지나는 무렵에 비로소 '최정우의 최측근들'을 정리하면서 정기섭 사장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으로 보냈다. 그때 부적절한 인사라는 의견을 모으고도 일단 침묵하기로 했던 우리는 그의 행보를 유심히 더 지켜볼 것이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위기극복의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해 있다. 이렇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최근 장인화 회장이 포스코교육재단에 향후 5년간 75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정치와 사회가 혼탁하더라도 학교에는 늘 희망찬 활력이 넘쳐나야 한다.
이에 우리는 장 회장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틀림없이 그것은 포스코교육재단 학교들에 마치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교육보국의 전통을 다시 가다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우리는 장인화 회장이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중심 구축에 대해 포스텍과 융합하는 방안의 청사진을 구체적 일정과 함께 조속히 공표하기를 촉구한다.
거듭 밝히거니와 "좋은 인력이 지방을 회피한다"라는 구실을 내세우며 성남시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을 구축하려 했던 최정우 전 회장의 획책은 마땅히 폐기해야 한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이다. 포스텍을 국가에 기부체납할 속셈까지 드러냈던 그의 획책은 국가적 난제로 대두한 지방소멸 극복에 역행하는 것이고, 포스코의 저력으로 지역균형발전의 모범을 만든 박태준 정신을 거역하는 것이고, 세계적 일류대학에 안착해야 하는 포스텍의 소망을 무시한 것이고, 2022년 2월 포스코ㆍ포항시ㆍ범대위가 서명한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두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한다>라는 합의를 배반하며 포항시민을 기망한 것이다. 물론, 성남의 땅값 2조5천억원이면 포항에서 미래기술연구원 출범의 모든 준비를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마침 오늘은 모든 학교들이 새 학년의 교문을 활짝 열어젖힌 날이다. 포스코ㆍ포항시ㆍ범대위의 합의서 서명 3년을 맞았던 지난 2월 25일에 명칭을 변경한 우리는 포스코교육재단 지원을 재개한 장인화 회장의 결정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며, 장 회장이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해야 하는 국가의 장래와 세계적 일류대학에 안착해야 하는 포스텍의 비전을 통찰하는 안목으로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구축을 조속히 실천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2025년 3월 4일
포스코ㆍ포항시 합의서 완전이행 범시민대책위원회(포스코 범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