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회장과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속보=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75)희성그룹 회장이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경찰서는 지난 16일 특수절도죄로 형사고발된 구본능 회장을 소환해 이날 오후 내내 강도 높은 피고발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안팎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마포서는 앞서 특수절도죄와 위증죄로 형사고발된 하범종 사장(LG경영지원부문장)에 대해서도 수개월 전 피고발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돼온 구광모 회장의 아버지 구본능 회장을 소환조사함으로써 지난해 9월초 형사고발 이후 5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친딸 구연경 대표(LG복지재단 대표)는 지난해 9월 구본능 회장과 하 사장을 특수절도죄와 위증죄로 마포경찰서에 형사고발했었다.

이 사건은 고 구본무 회장이 2017년 뇌종양으로 2차례 수술을 받고 2018년 3월부터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5월 20일 별세하면서 비롯됐다. 김여사와 구 대표 등 고발인 모녀 3명은 구본능 회장과 하범종 사장이 열쇠공을 데리고 사망한 구 회장의 사저 사무실과 경기도 곤지암 소재 별장에 침입해 내부에 있던 개인금고를 부수고 목록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물건들을 탈취해 갔다며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금고가 비밀번호로 잠겨 있어 타인이 열지 못하는 개인용도인데도 상속인들 모르게 이를 강제로 손괴하고 내용물을 가져감으로써 구본무 회장의 유언과 유지를 확인할 수 없게 만든 사건이라는 것이다.

고 구본무 회장이 사망한 뒤 LG가(家)는 세 모녀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소송을 제기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사건이 계류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찰이 사건의 열쇠를 풀 중요인물인 구본능 회장을 전격 소환해 7여년 전 일어난 특수절도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면서 이 사건이 다시 세간의 관심 위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세 모녀가 법원에 제기한 재산 상속 관련 민사소송의 주요 쟁점인 곤지암별장 금고 손괴와 유언장의 폐기 여부 등이 재판부의 판단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되면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LG 측은 “지난해 9월 민사소송에서 불거진 의혹을 형사고발한 것일뿐”이라며 “금고 손괴 및 유언장 훼손 주장 역시 근거가 없음이 소송에서 드러났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