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나라를 망하게 한 걸왕은 애첩 말희와, 상나라를 망하게 한 주왕은 달기와 주지육림 속에서 충신들의 간언을 멀리했다. 서주 시대를 마감하고 동주 시대를 열게 하는 주나라 12대 유왕은 포사라는 애첩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오랑캐를 불러들임으로써 자멸하게 된다.
유왕은 포사가 절세가인이지만 잘 웃지 않자, 애첩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당시로는 엄청난 노동력이 들어갈 정도로 비싼 옷감인 비단을 찢는 소리를 들으면 웃는다고 하자 국가재정에 무리가 갈 정도로 비단을 찢게 한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뿐이었다.
어느날, 수도인 서안에 외적이 쳐들어올 경우 지펴져야 할 봉화가 실수로 올라가자 제후는 물론 백성들이 허둥지둥 난리치는 것에 포사는 크게 웃게 되었고, 이를 본 유왕은 툭하면 봉화를 올려 애첩을 웃게 만들었다. 그때마다 제후들은 군사를 출동시켰지만 포사의 웃음거리만 될 뿐이었다.
그런데 포사로 인해 쫓겨난 정실 왕비의 아버지 신후가 견융족을 사주해 주나라를 공격하게 되었고 당연히 봉화가 올랐지만 제후들은 유왕이 또 장난치는 것이라고 판단해 군사들이 출동하지 않았다. 결국 유왕은 죽임을 맞이하며 서주 시대가 막을 내리고 수도가 낙양으로 옮겨져 동주 시대가 열리게 된다.
9수 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할 정도로 수재도 아니고, 모아둔 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해 언제 옷을 벗게 될지도 모를 평검사를 거두어준, 가진 것도 많은, 나름 미모의 젊은 여성을 만났을 때 상남자는 맹세를 했을 것이다. 보잘 것 없는 나를 사랑해주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쳐 사랑할 것이라고.
그렇게 결혼을 하고 승승장구를 한다. 지검장이 되고 검찰총장이 되고 대통령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는 자기를 좌천시킨 현직 대통령을 구속시켰고, 자기를 검찰총장 시켜준 현직 대통령과는 맞짱을 떠 이긴 사람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국민들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 환호했다. 워낙 문재인 대통령의 비상식과 불공정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검찰 출신 대통령은 다를 것이라고 박수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취임하자마자, 자기를 대통령을 만들어준 젊은 당 대표(이준석)를 내쫓았고, 자기가 만든 당 대표(김기현)도 중도하차 시켰으며, 자기가 선임한 비대위원장(한동훈)도 갈아치우려 했다. 그리고는 마침내는 계엄을 선포해서 여당과 야당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체포해서 감금하고자 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창업보다 어려운 것이 수성이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지도자들이 실패한 원인은 창업 당시의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은나라를 건국한 탕왕은 세수대야에 ‘진실로 새로워지고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 져야 한다'(苟日新 日日新 又日新)’고 세겨 놓고 날마다 다짐할 정도였다. 권력에 탐닉하면 그릇돼 버리기가 쉽기 때문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날마다 되새겼을 것이다.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일등 공신은 부인 김건희라고. 그래서 김여사를 위해서, 그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날마다 다짐을 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적 심정을 한번 쯤 이해하고 싶다. 취임한 이후부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제발 김건희 여사 문제 좀 해결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모두들 충신이랍시고 하는 소리가 매양 같았을 것이다.
그 결과, 끊임 없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한동훈이와, 아무리 거부해도 막무가내로 특검을 발의하는 민주당의 수괴 이재명과 수졸 박찬대를 체포하는 조치만이 창업 공신 김건희 여사를 사랑하는 상남자의 길이라고 판단해 계엄을 선포했을 것이다.
상식적, 합리적, 이성적 논리를 뛰어넘는 숭고하고 지순한 사랑을 바탕으로 나의 소중한 여자를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고뇌에 찬 결단이었을 것이다. 역사는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다. 후세의 사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김건희 여사를 달기, 말희, 포사와 같은 경국지색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위대한 상남자로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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