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 '징계철회안 만장일치 의결'

홍준표 "과하지욕, 메뚜기도 한철" 독설 이어가
이준석 "조치 부당에 방점, 그들의 반성 바랄 뿐"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3.11.02 18:04 의견 0

국민의힘 김기현대표가 2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이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제시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수용한 가운데 징계 처분을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김철근 전 정무실장 등의 징계 취소 안건을 만장 일치로 의결했다.

김기현 대표는 "일주일 짧은 기간 인 위원장이 보여준 통합을 위한 행보는 정치권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됐다"며 "과거 윤리위 징계 결정은 나름 합리적 사유와 기준을 가지고 이뤄진 것으로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 화합 제안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징계취소에 대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철인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걸 알아야 한다”고 SNS에 징계 취소에 대해 연일 독설을 이어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남기지 않았지만, 전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뒤 "지난 1년 반 기간 동안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얘기한 적도 없고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 그들이 반성하길 바랄 뿐"이라며 인요한 위원장과의 만남과 징계 취소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또한 당원권 정지에서 풀려난 김철근 전 당대표실 정무실장은 "혁신위의 당원권 정지 징계 해제 조치는 사실상 반(反) 혁신 조치"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휘발성이 강한 이슈를 먼저 꺼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고 맹공했다.

징계 취소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 오신환 혁신위원은 "감정적으로 마음 상하고 동의 못해 그런 것들은 이해되지만 그분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거나 아량을 베풀려고 한 취지는 전혀 아니었다"며 "당내 통합을 위해 함께 힘 모아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이 전 대표 제명 운동을 벌인 안철수 의원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으로 징계받아 당대표를 내놓은 이준석 징계가 취소됐으면 당대표를 복원시키는 것인가"라며 "그들이 나가서 얻게 될 지지율로 인해 총선이 두려워 끌어안았다면 일부 국민들이 왜 그들을 지지하는지 그 뜻을 살펴 민심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도"라며 이준석 전대표의 징계 철회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췄다.

한편 홍 시장이 인용한 ‘과하지욕(袴下之辱)’은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라는 뜻이다. 큰 뜻을 지닌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을 빗대는 말이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한신이 남들에게 겁쟁이로 보였을 그 한순간 치욕을 참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한신은 굴욕을 견디며 묵묵히 때를 기다린 덕분에 훗날, 자기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저작권자 ⓒ 뉴스포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