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장동혁 대표. (사진=구자근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12.3 내란 발생 1년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비상계엄에 사과하고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단장 나경원 의원)이 ‘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가 반영되는 현행 지방선거 경선 룰을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민심을 외면하고 강성지지층만 바라보다 선거에 필패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장동혁 대표가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시각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대도시 지자체장과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비상계엄 1주년을 맞는 12월 3일을 맞아 대국민 사과를 해서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5일 보수의 심장인 경북을 찾은 장동혁 대표는 "싸우는 것이 혁신"이라며 강경일변도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내홍이 우려된다.

장동혁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 찾은 구미의 박정희 생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전 대통령을 본받아 국민의 기적을 이루겠다며,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제대로 싸우는 게 혁신이다. 그런데 그 싸우는 대상은 분명할 것이다. 결국,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라가 이렇게 쓰러져 가는데도 한마디 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며 당의 극우화에 대한 우려를 내부총질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빅2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들은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대국민 사과를 통한 과거와의 단절만이 당의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싣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어게인 세력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져도 좋으냐고 묻고 싶다”며 “정 안되면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을 안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정말 잘못된 일이고 미안한 일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된다”며 “그런 이야기조차도 무서워한다면 보수의 가치가 뭐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싸워 왔느냐”며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의 중진인 5선 윤상현 의원은 25일 “정치의 방향키는 민심이다. 지금처럼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큰 시기일수록 우리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하게 민심을 따라야 한다”며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 당원 투표 비율 상향은 재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용태 의원도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정치를 비판해도 메시지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과연 국민의힘은 그럼 반성했느냐. 국민의힘은 어떻게 개혁할 것이냐를 되묻고 있는 거 같다”며 ‘윤 어게인’ 등 강성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