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 제 역할을 하기엔 ‘날은 저물고 갈 길이 먼'(일모도원, 日暮途遠) 형국이다.
대선 패배와 자당 출신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이라는 충격 속에 26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선출되었지만, 찬탄파와 반탄파의 내분으로 분당 전망까지 회자되고 있다.
장동혁 당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 국민의힘을 단일대오로 여당과 투쟁하기 위해 내부 총질과는 함께하지 않겠다. 전한길 씨를 중용할 수도 있다’고 밝히자, 경선 경쟁자였던 친한계 조경태 의원이 '선동에 의한 집단적 압력으로 개인의 비판적 사고를 상실시키는 나치 정당'이라고 비판해 국민의힘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함을 예고했다.
장 대표는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조경태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우리 당의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우리 당을 너무나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 50명 의원이 그런 말을 하는 것과 우리 당의 한 명 의원이 말하는 것을 비교해 볼 때 우리 당 의원 1명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는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경태 의원에게 “여전히 입장을 유지하시는지, 그동안 상처받은 당원들께 사죄하실 마음은 없으신지 제가 먼저 묻고 싶다”며 조 의원의 입장변화를 요구했다.
장 대표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전한길 씨를 비롯한 장외세력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국민의힘을 사랑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합치겠다는 의미”라며 윤어게인 세력과도 함께할 뜻을 밝혔다.
특히, 전한길 씨의 중용에 대해 “지명직 최고를 포함해서 당직 인선은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인선을 할 것”이라며 “당직 인선은 형식적 탕평이 아니라 능력 있게 일할 수 있는지, 당을 혁신할 의지가 있는지, 여당과 이재명 정부와 맞서서 제대로 싸울 능력이 있는지 기준으로 인선을 할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대표는 전대 기간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접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혀 조만간 행동으로 옮길 것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을 통합해 내고 잘못을 걸러내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며 “아직도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옹호하면서 대놓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이런 세력들이 존재하는 한 국민의힘은 내란 당의 오명은 벗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특검의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견되지 않은가! 그때 가서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는가?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는가?”라며 “불법•위헌 비상계엄한 윤석열 전대통령을 털고 가자고 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건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사죄하란 말인가?”라며 반문했다.
조 의원은 “윤어게인 세력들이 단합해서 당 대표 선거에서 이겼으니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라고 지적하며 “잘못된 의사결정은 다수가 찬성한다 해도 당론으로서 채택이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윤어게인의 수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혹시나 진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있을 레밍신드롬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라며 “집단의 의사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으로 다수의 의견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참혹하고 불행한 사례들을 남겼다. 히틀러가 대표적 경우이다”며 강분했다.
장동혁호가 출범했지만, 찬탄파와 반탄파의 이견이 확연하고 당원들도 양분되어 민주당이 주도하는 내란정당 해산과 특검에 맞서 싸워야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매진해야 하는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가 내우외환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