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경주화랑청년단편영화제' 개막식이 6일 오후 롯데시네마 황성점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조직위원회)

올해 3회를 맞은 경주화랑청년단편영화제(조직위원장 김성조, ‘GJHYSFF2025’)가 APEC 개최 도시로서 천년 동안 이어온 경주의 문화콘텐츠 저력을 대내·외에 알리며 3일간 대성황 속에 피날레를 빛냈다.

9일 ‘GJHYSFF2025’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행사의 가장 큰 성과는 단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개최 결정의 호재와 맞물리면서 한국과 중국 등 22개 회원국 청년작가들이 단편영화 975편을 출품해 지난해보다 2.3배나 폭증한 것.

이는 APEC을 유치한 경주시로서는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1989년 11월 첫 회의 이후 36년여 만에 개최도시 사상 첫 영화제를 개최해 성공시켰다는 점에서도 큰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행사의 위상 신장에 대비해 ‘GJHYSFF2025’ 조직위는 지난 2년간 당일로 진행된 영화제를 이번에는 사흘로 늘여 공식 후원사(기관)에 ‘영화진흥위원회’(KOFIC)에 이어 ‘APEC CEO 서밋 추진위원회’를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참여도 이끌어냈다.

지난 6일 오후 롯데시네마 경주황성점에서 열린 개막식은 주낙영 경주시장, 김병곤 경상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최병준 경북도의회 의장 대행, 배진석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동협 경주시의장, 김성조 조직위원장, 배우 안석환과 노현희 씨 등이 참석했다.

시상식에서는 △대상 박영찬 감독(‘난 亂') △최우수상 이병돈 감독(‘우화하길’) △우수상 허원 감독 (‘책으로 배우는 스파이 세계’) △특별상 임채영 감독(‘우주 라이크 썸띵 투 드링크’) △장려상 맹동영 감독 (‘매미맨’)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진승현 심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심사평을 통해 수상작 선정 기준을 △화랑의 풍류정신과 APEC의 시대적 가치 △세대 간 갈등과 화합 △청년의 도전과 성장 및 지속 가능한 세상 △청년사회의 현실적 고민과 미래 가능성 △청년만의 창의적·독창적 시선과 재해석 △차별화·독창적인 영상미의 구현에 맞췄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주최 측과 불과 2년 전 1회 행사 개최를 협의할 당시 ‘지방도시에서 과연 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회의했는데 수도권 중심적 편견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일찌기 실크로드로 세계와 이어졌던 신라 천년의 문화예술 역량이 경주영화제와 APEC을 통해서도 재조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개막식에 앞서 한중 전문가들이 참여한 '청년 영화의 세계화 콘텐츠 전략을 위한 포럼' (사진 제공= 조직위원회)

개막식에 앞서 한국영화교육학회가 한·중 전문가들과 함께 개최한 ‘청년영화 세계화 콘텐츠 전략 포럼’은 영화의 불모지와 다름 없었던 경북지역에서 마련한 첫 영화 전문 포럼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좌장을 맡은 어일선 청주대 교수는 “앞으로 올해 APEC 이후 경주에서 열릴 가칭 ‘아·태 경주청년국제영화제’는 ‘포스트 APEC사업’으로서 최적합한 문화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관광산업 및 지역상권 활성화와 문화산업 발전은 물론 글로벌화와 국제적 네크워크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서 최종한 세명대 교수는 “한국 영화의 위기는 늘 있어 왔고,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면서 “‘GJHYSFF2025’처럼 실험정신과 다양성이 대표하는 청년정신으로 또 다시 한국 영화의 위기는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쩐야오 한밭대 교수는 “‘GJHYSFF2025’는 앞으로 청년 창작의 표현 욕구에 응답하면서 기획-심사-운영 전반 과정에 데이터 기반 논리를 도입함으로써 콘텐츠 가치와 산업 메커니즘 간 쌍방향 도약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곽소방 중국 안휘이공대 교수는 “아태지역의 영화산업 도약을 위해 청년 감독들이 국제적 창작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국제 공동영화 제작을 제안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6일 개막식 참석자 인사와 시민들이 경주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조직위원회)

이날 개막식에 이어 3일 동안 대상작 등 수상작 8편과 국내·외 초청작 22편 등 총 30편이 상영된 롯데시네마 영화관에는 전국에서 온라인 예약을 통해 영화 매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7일 오후 월정교와 첨성대 일대에서는 경주댄스동호인클럽 초등생과 가족,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브루노 마스’의 ‘Marry you’에 맞춘 댄스공연으로 플래시몹 이벤트를 펼쳐 관광객들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이날 드론 촬영으로 제작된 영상은 경주시에 전달돼 '2025 경주 APEC'의 홍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7일 첨성대에서 경주지역 어린이와 가족, 외국 유학생 등이 댄스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조직위원회)

김성조 경주화랑청년단편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경상북도, 경주시는 물론 지난 3년 동안 지역문화의 척박한 현실에 도전해온 화백신문의 노고에 먼저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영화제가 APEC의 성공을 넘어 앞으로 그 후속 연례사업으로서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영화라는 가교를 통해 인류로서 이어지도록 새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