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1일 저녁 7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변에서 지지 집회 중인 시민들에게 A4용지 한 장짜리 새해 인사 및 지지 감사의 인사글을 전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지지자들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시위대를 선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편지는 윤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편지가 집회 진행자에게 전달됐고, 집회 진행자는 시위 참석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사진을 찍어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편지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국민도 예외가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형태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는 형태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 참여한 김용태 비대위원도 “이 편지로 진영 간, 국민 간의 충돌이 이어질까 봐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극단적 충돌과 소요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게 기본자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탄핵이나 수사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직무는 정지되어 있지만 국가 원수로서 당당하게 임하시면 좋겠다”며, “대통령께서 의연하게 법원 결정을 받아들이며 법리로써 싸우시는 게 가장 바람직한 태도”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소한의 인격, 품위, 이런 것들을 찾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런 일에 본인이 무섭다고 뒤로 숨어서 대중들을 갈라치기 하고 대중들을 속이고, 뒤에서 비겁하게 법의 집행까지 피한다는 것은 자신의 말과도 맞지 않다”며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격려 편지를 보낸 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동원령'을 내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극우세력이여 대동단결하라. 그리고 나를 지켜달라’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거 아니겠는가? 극우 세력 동원령이라고 할 수 있고, '내가 지금 한남동에 있으니까 증원군을 보내달라'는 거 아니겠나?”라며 지지자들에게 영장집행을 막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봤다.
민주당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YTN 뉴스파이팅에서 "예전에 이석기 의원이 내란 선동죄 유죄 받지 않았나? 아마 헌재 탄핵 심판 과정에서 저 쓸데 없는 메시지 발표도 문제가 될 거라고 본다”며,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을 지적했다.
민주당의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란도 모자라 지지자들에게 극단적 충돌을 선동하는 내란 수괴를 속히 체포해야 한다”며 “하루 빨리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만, 윤석열의 망상과 광기를 멈춰 세울 길”이라며 신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은 즉각 하야”라며 “아직도 유튜브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돈벌이하려고 계엄을 옹호하고, 돈만 생기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듯한 유튜버들에게 의존하는 정치적 금치산자를 보면서 비통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한편,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이후 이미 사흘째에 접어든 만큼 이르면 2일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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