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당론 주장에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채널A 캡쳐)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를 배척하기 위한 당원 게시판 당무감사를 실시하자 배현진 의원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 천박하다며 비판을 내놓아 잠시 가라앉았던 친윤과 친 한계의 계파 갈등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워장 이호선)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11월 5일 전후로 발생한 당원 게시판 관련 논란과 그 후속 조치 일체에 대한 공식 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한다”고 밝히자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 한계가 반발하며 국민의힘이 내홍에 휩싸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무감사 발표가 있자마자 페이스북에 “어제 우리 당 당무감사위 발표가 보도되었습니다. 계엄의 바다를 건너 미래로 가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며 “당을 퇴행시키는 시도가 참 안타깝습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친 한계인 우재중 청년 최고위원도 30일 “원하는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 사퇴시킨 것은 정당한 일 같습니까? 원하는 판결 내주지 않으면 보복하고 특별재판부 만들어버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건 당무감사 안 합니까?”라며 “계엄 1년을 앞두고 당원 게시판 당무감사, 김종혁 징계 절차가 개시됐습니다. 진짜 이게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거라 보는겁니까?”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친윤계 김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게'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당원들의 강력한 요구였다. 여당 대표직에 있던 자가 우리 손으로 만든 정권을 성공시키려 전력을 다하지 않고, 내부로부터 우리 정권을 흔들 목적으로 '당게'를 활용했다면 이것이 어찌 그냥 넘어갈 사건이겠는가?”라며 “앞으로 당의 진정한 단결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셈법으로 당과 우파 진영을 흔들려 했던 이런 작태에 경종을 울려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맞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지지부진한 지지율 만회를 위해 이재명 정권이 아니라 '한동훈 배신자 프레임'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부활을 노리는 한동훈과 친 한계를 숙청하기 위해 선택한 전술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이자 친 한계인 배현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하는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배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 어게인’, 신천지 비위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며 “왕이 되고 싶어 감히 어좌에 올라앉았던 천박한 김건희와 그 김건희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한 남편의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민수 최고위원은 “배현진 서울시당 위원장은 아무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할지라도 자당이 마치 특정 종교 신천지, 통일교 등과 연계된 뉘앙스로 흑색 선전을 하고,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신공격 수준의 게시물을 올린 것은 그 도를 한참 넘었다”며 “장동혁 체제를 흔들기 위해서 좌파의 선전 선동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에 한탄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대국민 사과를 두고도 초재선 의원들과 지도부의 의견이 양분된 상황에서 취임 100일을 맞는 장동혁 대표가 어떤 결정으로 리더십의 전환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동훈 당 대표 재임 중 부인과 처가 식구들의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글을 다수 올린 것이 우연히 포착된 사건으로 집권여당 대표가 가족 명의로 정부를 비판한 것이 맞느냐로 왈가왈부하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