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폭풍, 여야 차기 주도권 놓고 물밑 기싸움

여, 한동훈 대표 사퇴 후 리더십 대혼돈
야, 이재명 사법 리스크 변수 불안 여전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4.12.16 12:10 의견 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당사에서 16일 사퇴의 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JTBC 화면 캡쳐>

국회에서 14일 탄핵소추안이 통과됨으로써 한동훈 대표가 그 책임을 두고 당 대표를 사퇴했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탄핵 사태의 최대수혜자가 됐지만 최대피해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여전히 대두되고 있다.

이번 탄핵사태에서 국민의 힘의 당론은 부결이었지만, 친 한동훈계를 중심으로 12명의 의원들이 찬성함으로써 탄핵 찬성을 유도한 한동훈 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결국 탄핵 가결 이후 최고위원들이 사퇴함으로써 한 대표는 당 대표 사퇴뿐 아니라 정치적 생명도 기로에 놓이게 됐다.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는 16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힘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 대표 직무 수행이 불가하다”며 “탄핵으로 고통받는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 이외의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계엄을 막아낸 것이 국민의힘의 가치로 지켜온 보수의 자랑이다”며 계엄선포 직후 국회에서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노력한 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어제 의총장에서 설전 후 '탄핵 찬성에 후회하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정치권에 들어와서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탄핵에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의 사퇴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이 되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하지만, '도로 친윤당'이라는 오명과 '탄핵 찬성 배신당'이라는 양립 불가한 동거가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탄핵정국의 최대수혜자로 볼 수 있다. 차기 대권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대 경쟁자였던 한동훈 대표가 쫓겨나듯이 사퇴함으로써 국민의 힘의 경쟁자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헌재의 파면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자는 이재명 대표 말에 공감한다"면서도 "본인의 선거법 재판 신속 판결도 같이 외치는 진정성을 보이라"며 재판에 불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는 이 대표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회를 인질 삼은,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난동범”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하며, “범죄자, 난동범을 대통령으로 선택할 만큼 국민들이 어리석지 않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도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절차가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말을 보탰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장은 반 이재명 기류가 나오지 않지만, 내년 2월 전후 선거법 위반에 대한 고법 판결이 나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대안으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등은 언제라도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경우 대체재로서 나서기 위해 이번 탄핵 정국부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지난 4일 부결 이후 두 번째 만에 가결됐다.

탄핵소추안의 효력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가 윤 대통령에게 전달된 즉시, 외교·국방·행정의 수반인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으며, 탄핵안을 접수한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로 결론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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