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4 지진 대만 내륙 강타, 25년 만의 최강도 기록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4.04.03 15:36 의견 0
25년만의 최강도로 기록된 3일 대만의 강진으로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사진제공=대만TVBS방송)

영국 국영방송 BBC는 3일 대만 동부 해안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규모 7.4의 지진으로 구조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진원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화롄에서 여러 채의 건물이 무너졌다. 25년 만에 섬을 강타한 가장 강한 진동은 거대한 산사태로 이어져 대만 내륙 산악 지역에서도 여진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전했다.

타이베이 지진학센터 소장인 우젠푸(Wu Chien Fu)는 "지진은 수심이 낮은 해안에서 발생했지만 육지와 가까운 곳에 진원이 위치해 대만 전역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말했다.

대만 소방청은 화롄 외곽의 랜드마크 협곡 이름을 딴 타로코 국립공원 주변 산책로에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고, 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도시 주변의 건물과 터널에 갇혔있다고 밝혔다.

애플(Apple), 엔비디아(Nvidia) 등 기술 기업의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는 직원의 안전을 위해 신주와 대만 남부의 일부 공장을 대피시켰지만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진으로 인해 주변 섬과 인근 국가인 일본과 필리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었고, 인터넷 모니터링 그룹인 NetBlocks에 따르면 섬 전역에서 정전과 인터넷 중단이 보고되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당국이 앞서 최대 3m의 쓰나미 파도가 남서부 해안의 넓은 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고, 일본 기상청은 이후 경보를 하향 조정했지만, 주민들에게 약 일주일 동안 "비슷한 강도의 여진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필리핀 지진청도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해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지만 나중에 취소했고, 태평양 쓰나미 경보 센터는 지진이 발생한 지 약 2시간 후에 업데이트를 통해 쓰나미 위협이 "이제 지나갔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언론은 중국 남동부 푸젠성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한편, 타이베이에서는 현지 언론 매체에 공개된 영상에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집과 학교에서 대피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지역 방송인 TVBS가 방송한 영상에 따르면 지진의 영향으로 차량이 부서지고 상점 내부의 물건이 어지럽게 던져진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다.

이날 지진은 현지 시간 07:58(23:58 GMT)에 해저 15.5km에서 발생했으며 규모 4 이상의 여진을 최소 9회 발생시켰고,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지는 화롄 남쪽 약 18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화롄은 대만 동부 해안의 광활한 산악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도시에는 인구가 많지 않으며, 현재 화롄과 대만의 나머지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와 철도가 폐쇄되어 구조대가 비행기를 타고 해당 지역에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999년 9월에도 규모 7.6의 지진이 대만을 강타해 2,400여명이 사망하고 5,0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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