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말 포항 북구 한 초등학교의 '26년 늘봄 위탁 입찰 결과.<사진= 제보자>

속보='초등학교 늘봄 교육 위탁업체들의 비리와 교육 당국의 관리 부실'<본지 '23년 12월 28·17일 단독보도> 실태가 한동안 개선되는 듯 했으나 관심이 느슨해진 틈을 타 또 다시 말썽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관련 업계 제보에 따른 취재 결과, 지난 2023년 본지 취재 당시 위탁업체와 교장 간 결탁 의혹과 심각한 프로그램 관리 실태가 드러난 포항 북구 D초등학교는 올해 결국 위탁을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당시 업자 동반 장거리 출장 등 문제가 됐던 C교장이 지난해 포항 북구의 타 학교로 전출한 뒤 후임 교장이 '강사 및 행정 관리가 부실하고 수업 품질도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파악, 직영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업체와 결탁을 의심 받아온 교장이 바뀌고 난 뒤에야 관리 부실 등 곳곳에 방치된 문제점이 드러나 위탁을 취소한 학교는 남구 W교, 북구 J교 등 모두 4곳으로 파악됐다.

북구의 H교는 '23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위탁을 맡겼다가 강사 관리 등 여러 문제로 올해는 또 다시 취소해 모두 5개교가 직영 전환했다.

두드러진 점은 남구의 Y교처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직원이 있는 학교는 업체 위탁에 신중을 기울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문제가 된 교장·감이 이동하면서 없던 위탁을 다시 재개한 경우는 J(2곳)·H교 등 3곳에 이른다.

부실 위탁 업체들의 업무 착오 실태는 분기별 청구 금액 오류, 부정확한 안내문 등 주먹구구식이었다.

심지어 북구 H교는 위탁 업체의 행정 업무를 다른 회사가 대신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쟁 관계가 당연시 되는데도 업체들의 이같은 석연치 않은 공생은 지난 2023년 취재 당시 드러난대로 서로 친인척 관계 등으로 얽혀 입찰 담합 등 '경제 공동체'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야간 집합금지 기간 동안 자신의 실내골프연습장에서 여러 학교 교장과 여성들의 접대 술판을 벌인 업자 A씨는 B업체 여성 대표의 시동생이다.

A씨는 최근 주식회사를 설립해 공개적으로 돌봄 위탁업에 나서 이미 공모 관계를 유지해온 또 다른 여성 대표 C씨를 포함해 3개 업체의 입찰 담합 등 부정이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있는 A씨는 C대표와 포항 북구 흥해읍에 칸막이만 사이에 둔 채 사실 상 같은 사무실에 입주해 있다.

이들 외에 기존의 담합 업체 D사가 있지만 여러 학교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 업계 퇴출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회사 설립은 담합의 한 축이었던 이 업체의 무력화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업계의 의견이 대체적이다.

입찰 담합은 용역비 증가로 인한 교육 혈세 낭비와 수업의 부실화 등 학생과 부모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5일 포항 북구 모 초교 입찰에서는 이들 3개사 등 6개사가 참여해 C대표 회사가 낙찰(3억1천여만원), B사가 차점자였는데 투찰률은 각각 96.97%, 97.97%였다.

앞서 지난해 1월 남구 S교는 이들 2명만 참가해 각각 95.86%(7천50여만원), 96.36%로 비슷한 결과였다.

업자들의 노골적인 부정에 더해 이들의 뒷배 노릇을 하는 일부 학교의 업자 주머니 채우기 백태도 가관이다.

수업비 전액이 예산 지원되는 '맞춤형' 수업의 경우 교재료가 아동 수에 비례하는 점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과다 지급하더라도 걸러낼 장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교 시간이 빠른 1~2학년의 경우, 방과후에 많은 수의 맞춤형 반을 개설하기가 어렵자 학생에게 억지로 맞춤형을 듣게 하고, 그 다음 시간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선택형'에 참여시키고 있다.

학교들은 지난 2023년 보도된 C교장의 D교처럼 발표회 등 교내 행사로 인해 휴강일 때도 업체에 수업료, 재료비는 물론 등록 후 변심 등의 이유로 수강하지 않는 아동의 교육비까지 여전히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보도에서 지적된 강사들의 처우 문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태가 특히 심각한 북구 C교는 2023년 최저가 78% 낙찰 뒤 강사료로 80%가 아닌 72%만 지급했음에도 3년간 업체에 운영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지원청 초등교육과 측은 "늘봄 학습은 일선 학교에 결정권이 주어져 있어 일일이 개입하기 어렵다"면서 "그동안 여러 문제가 지적돼 공문으로 시달한 공개 설명회 개최 권고 등 기존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고교 교사로 은퇴한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교육학박사)은 "윤석열 정부 늘봄 확대 정책의 나팔수를 자처한 듯 나섰던 경북교육청은 전국 최다 규모의 관련 예산을 갖고도 위탁 운영과 강의 품질이 최저 수준"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구조적 문제와 부패하고 안일한 교육의 환부를 도려내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