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 이재명 페이스북)

독일 나치의 슬로건인 ‘하나의 국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지도자’를 보면 “모든 국민은 하나의 의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사람이 지도자이고, 만약에 국민이 지도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지도자가 틀린 것이 아니라 국민이 틀렸다”고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요즘 하는 행태를 보면 ‘이재명을 위한 독재당’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 이재명의 대한민국, 지도자는 이재명’이라는 명제 하에 이재명에 대한 충성 경쟁을 앞다투며 입법 독재를 자행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일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너도 나도 경쟁이라도 하듯이 이재명의 호위무사를 자청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사건을 고등법원에서 얼토당토 않은 법리를 적용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잘못된 법 적용을 바로잡음으로써 사실상 이재명 후보가 출마 자격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명시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미 대법원의 파기 환송을 예상했기에 대법원 판결이 나기가 무섭게 ‘최상목 부총리 탄핵’,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 정지법안’, ‘대법관 중 3분의 1 이상을 판사·검사가 아닌 사람으로 임명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판사·검사의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아예 삭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줄줄이 발의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의 눈에는 정당한 법절차를 통해 재판을 진행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광기 어린 목소리가 판을 치는 민주당과 그 '민주'라는 이름이 사치스럽다 못해 부끄러울 뿐이다.

이 모든 법안의 중심에는 오직 이재명을 위한 법안이 자리하고 있다. 혹시라도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지금 진행 중인 5개 형사재판을 무산시켜 대통령직을 임기 동안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저마다 충성 경쟁하듯이 서둘러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도 페이스북에 “국민의 삶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가 하는 것도, 사법부가 하는 것도 아니다”며 “결국 국민이 합니다. 오로지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사법부의 판단 보다는 지지자들만 믿고 가겠다고 공언했다.

제발 바라건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민심은 바위와 같이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같이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두려워는 하되 믿지는 마라'는 역사의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한줌의 지지자들만 믿고 법위에 군림하려는 만행을 멈추고 무엇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자각해서 탐욕의 자가당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47.83%를 얻었지만, 윤석열 후보에게 247,077표, 즉 0.73% 차이로 패해 행정부의 권한을 넘겨줬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22대 총선에서 53.3%의 득표율로 46.6%를 득표한 국민의힘에 압승하며 입법부를 장악했다.

비록 표 차는 6%였지만 국회의 64%를 장악하여 입법부의 권력으로 행정부를 압박하며 30여회의 탄핵을 감행했고,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입법 독재를 견디다 못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계기가 된다.

민주당은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이 부여해준 0.73% 차이를 외면하면서 야당을 무시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를 행한 결과가 어떤 종말을 초래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반면교사 한다면, 국민이 준 6%의 차이를 존중해서 지금이라도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민주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가 서로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튀르키예를 돌아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며 내각제 총리로서 11년, 대통령으로 11년, 현재까지 22년간 튀르키예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내각제 총리 시절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개정을 통해 2014년엔 대통령이 되고, 2017년에는 개헌과 국민투표를 통해 3선 연임 규정을 폐지하고, 2023년 3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에르도안이 다시 헌법 개정 또는 조기 대선으로 2033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것으로 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에르도안은 입법부 장악과 정적 제거, 포퓰리즘으로 종신집권으로 나아가고 있다. 쿠데타가 아니라 합법적인 개헌과 국민투표를 거쳐 신 독재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자만 국민이라고 외치며 오직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행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태를 보면 우리의 형제국 튀르키예가 데자뷰되는 게 나만의 상상일까? 오직 민주당 지지층만 보고 입법 독재를 일삼는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오각성해서 국민을 위하는 민주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것이 민주당도 살고 이재명도 살리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건우 정치에디터(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