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 상실에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여 원도 국고에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알았으면서도 “몰랐다”고 말하고, 국정감사장에서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발언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이 이 대표에게 중형을 선고한 이유는 당시 국민적 관심사였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고의로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이달 26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이르면 오는 3월 내로 2심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1심은 2022년 9월 불구속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으로 이 대표의 재판 네 건 중 첫 번째 결과다. 재판이 이렇게 지연된 데 대해서는 법원이 그렇게 신주 받들 듯 해온 권위를 스스로 내팽개친 책임을 져야 하며, 지금이라도 신속히 속개해서 법을 지켜야 한다.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3월 중으로 인용된다면,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므로 5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이재명 대표의 대법원 판결 이전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0.73%(24,777표)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며 선전했지만, 여전히 그를 보는 국민의 눈에는 범죄자, 음모꾼의 혐의가 겹쳐졌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교활한 두뇌에다 변호사 출신답게 대선 이후 바로 치러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이용하기 위해 송영길과 ‘꼼수후보’로 교차 출마해 혼자 당선된다. 이재명 의원은 앞선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부의 지방선거 승리 도취에 이은 내분에 힘입어 당 대표 선거에서도 당선돼 검찰이 기세등등해진 민주당 지지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2022년 지방선거 승리가 윤석열 정부는 오만함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패배한 민주당은 결속하는 계기가 되는 아이러니를 가져왔다.
이후, 이재명 대표는 검찰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구속영장 청구에도 1차는 국회 부결, 단식 와중에 일부 친문계의 이탈로 통과된 체포동의안은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하는 묘기를 이어갔다. 이후 국민의 힘과 윤 대통령이 권력다툼으로 반목하는 사이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사상 최대의 야당 압승’이라는 결과를 얻으며 경쟁자 없는 차기 대권 순위 1위를 누리게 된다. 이로써 그는 대선 패배 이후 국회의원 당선, 민주당 당 대표, 22대 총선 친문계 전멸을 통해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당’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22번의 국무위원 탄핵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김건희 특별법’ 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쟁으로 정부와 여당이 국정을 수행하는데 방해를 일삼아왔다. 국민들은 오로지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말 바꾸기와 위선, 그리고 권력 사유화로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 독점 의지를 노골화한 그를 보면서 그와 민주당이 그토록 비난하던 윤 대통령과 ‘다를 게 뭐가 있나’ 반문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지난 삶은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을 죽여야 한다’고 작심한 듯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철저히 추종하는 정치가로 보인다. 권력을 쥐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하고, 그걸 적절히 풀어 충신을 만들고, 정적을 제거할 때는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짖밟아서 복수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게 한다. 이 대표 3년 동안 과거 그와 함께 했고, ‘대장동 특혜사건’과 선거법으로 조사받던 측근 5명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심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권력이 무서워서 변을 당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가 3년 동안 가졌던 권력은 대통령마저 계엄을 선포해야 할 정도였다. 이재명 대표는 전과 3범으로 재판 중인 사건 4건 중 한 건은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상태다. 국회의원이 아니고, 당 대표가 아니라면 벌써 영어의 몸으로 재판을 받고 있을 것이 뻔하다. 그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 그럴 일은 없어 보이지만 천지 개벽으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 진행 중인 재판은 임기 이후로 연기된다. 그가 5년 재임 동안 또다시 자신의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은 뻔하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우리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왜 계엄까지 선포하기에 이르렀는지를 이제야 몸서리치며 경험하고 있으며 그 기시감을 이재명 대표에게 느끼고 있다. 그에게 강력하게 권고한다. 오는 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난다면 국민 앞에서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며 겸허하게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고하기를. 아마 국민은 개과천선한 그를 차기 대선 1순위에 올려 보듬어 줄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3년간 누린 ‘권력 무죄’의 특권을 내려놓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며 온전한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기를 어렵겠지만 기대해 본다.
<김건우 정치에디터 겸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