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jtbc캡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와 복지에서는 ‘회복과 성장’, ‘잘사니즘’을, 정치 분야에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통령의 친위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되었다”며, “국민과 국회에 의해 주동세력은 제압되었지만, 내란잔당의 폭동과 저항이 70여 일 계속되며 대한민국의 모든 성취가 일거에 물거품이 될 처지”라며 탄핵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 대표는 “권력욕에 의한 친위군사쿠데타는 온 국민이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송두리째 파괴중”이라며 “‘군의 정치적 중립 보장’, ‘헌정질서 파괴와 기본권 제한 금지’라는 1987년의 역사적 합의를 한 줌 티끌로 만들었다”고 윤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세계가 인정하던 민주주의, 경제, 문화, 국방 강국의 위상은 무너지고 일순간에 ‘눈 떠보니 후진국’으로 전락했다”며 “외신의 아픈 지적처럼 ‘계엄의 경제적 대가를 오천만 국민이 두고두고 할부로 갚게’ 되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까지, 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하다"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원리를 부정하는 ‘반헌법, 헌정파괴 세력’이 현실의 전면에 등장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노동 시장이 근본적으로 바뀔 첨단기술시대를 대비해서 ‘회복과 성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희망을 만들고, 갈등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새롭고 공정한 성장동력을 통해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해야만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며 “국민의 기본적 삶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나라, 두툼한 사회안전망이 지켜주는 나라를 위해 당력을 총동원해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입니까. 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입니까”라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하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 분야에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책임지고 행동한 그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공복의 사명을 새기며,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여는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다”며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해보상,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고,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등 국민안전 예산도 필요하다”며 추경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못지않게 신뢰 리스크가 너무 커서 위험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국회 연설에 대해 "오늘 연설에서 드러난 특유의 말바꾸기와 기회주의는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국민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재확인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연설은 총체적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어떻게 다시 재건할 것이냐에 대한 지도자의 비전과 철학은 없었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꾸고 지지층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자의 모습만 봤다. 이제는 국민들께서 '이재명의 정체'를 똑똑하게 아실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하면 기본소득이 생각날 정도로 이 대표는 오랫동안 기본소득을 외치다 최근 신년 회견에서 기본소득을 버리고 성장을 강조했다"며 "그런데 오늘은 보편적 기본사회와 성장을 동시에 말한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경제성장을 주장하려면 성장의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참담한 실패로 결론 났고, 이 대표의 기본소득도 성장의 해법이 아니다"며 비꼬았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성장을 말하긴 쉽지만, 어떻게 다시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 것이냐는 정말 어려운 문제"라며 "이 대표든, 민주당이든 성장의 전략과 해법이 없으면 성장을 말할 자격이 없다. 선거를 앞두고 구호로만 성장을 외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