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팀 해체하고...포스코수소제철 개발 ‘언론플레이’잡음
최근 포항제철단지 시험 설비 언론에 첫 공개
“후공정 품질 기준 미흡 불구 계획 90% 달성”
4월말 사업팀 해체해 팀원 30명 해산 드러나
뉴스포레 임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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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16:13 | 최종 수정 2024.07.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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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최근 수소환원제철 개발을 위한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으나 사업팀을 해체하고 팀원 30명을 타 부서로 이동시킨 사실이 드러나 실제 개발 의지가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 포항제철단지에서 ‘지난 4월 첫 출선(쇳물 생산)에 성공했다’며 HyREX 시험 설비를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행사에서 담당 간부는 “쇳물 분석 결과 후공정 품질이 자체 기준에 못 미쳐 아직 부족하지만 당초 계획의 90% 이상 달성한 수치는 고무적”이라며 결과적으로 성공이라는 자체 평가를 했다.
포스코는 또 “취임 100일을 맞은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철강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이기에 기술초격차가 더욱 중요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만큼 연구인력 및 엔지니어 등 투입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포스코의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과 홍보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실상은 거리가 멀다.
취재 결과, 포스코는 지난 4월말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서 수소사업을 전담하던 팀을 해체해 소속 인원 30명을 타 부서에 배치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월 수소환원TF(태스크포스)를 수소환원추진반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상무급 조직으로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언론플레이라는 내부 지적이 있었다.
결국 포스코는 지난 1월 명칭만 변경한 팀을 4월에 시험 출선을 마친 뒤 슬그머니 해체했으며 장인화 회장의 취임 100일에 맞춘 6월말 시험설비를 공개하며 대언론 홍보를 펼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의 한 간부는 “이번에 발표한 기술개발 성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험실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신임회장의 친환경 경영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과장한 면이 많다”면서 “안에서는 전담팀을 해체하고 겉으로는 홍보에만 치중할뿐 정작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청정수소 확보전략 및 실행계획은 전무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 간부는 또 “수소환원제철은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수소를 값싸게 확보하지 못하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마치 석탄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고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전 세계적 수준과 포스코를 비교하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국내·외를 통털어 최고 수준의 철강기술자로 손꼽히는 전직 CEO는 5일 뉴스포레와의 통화에서 “핀란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는 주요 철강사들은 이미 시험생산에 성공했다”면서 “하지만 연산 60만t 규모인 핀란드에는 엄청난 수력발전 전기와 수소가 공급되는데 비해 포스코처럼 4천만t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이런 조건은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생산단가도 현 고로기술보다 30%나 더 높은만큼 넘어야 할 장벽이 산 너머 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강창호 위원장은 “일말의 기대를 모았던 장인화 회장이 취임 100일 동안 직원 반바지와 슬리퍼 착용, 임원 전용 주차장 폐지 등 이벤트성 변화 외에 과연 어떤 성과와 개혁의지가 확인됐는지 의문”이라며 “탄소중립은 물론 향후 최대 무역장벽이 될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위해 실질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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