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무신불립', 김건희 여사 지금도 늦지 않다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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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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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스승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풍족하게 하며, 백성들이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다"고 했다. 자공은 다시 물었다. "만약 세 가지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이에 공자는 "군비를 버려야 한다." 자공은 다시 묻는다. "만약 두 가지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그러자 공자는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다 죽지만, 백성들의 믿음 없이는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나오는 구절이 바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갑남을녀도 신뢰가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하물며 정치인들이야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정치란 무릇 백성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 아닌가.
지난 대선 기간을 포함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백성의 입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 중의 하나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이야기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보면 명품 가방과 특검이란 단어가 함께 한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를 3개월 가량 앞두고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지자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을 폐지하여 김 여사가 영부인의 역할을 하지 않을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하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 여사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구체적으로 나돌았고, 마침내 한 인사는 이러한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인 '디올 백'을 선물하면서 청탁한 것을 언론이 공개했다.
결국 디올 백 사건이 일파만파 번져 야당에게 '김 여사 특검법'과 정권심판론을 들고나올 빌미를 제공해 22대 총선에서 대승하는 기회를 갖다 바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의 장모는 문서위조로 감옥에 가고 부인은 명품 가방 수수 문제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대통령의 위신이 땅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펼치겠다고 홍보해도 국민들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제가'가 되지 않은 지도자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겠는가?
공자가 가장 사랑한 제자 안연을 칭찬하면서 ‘노여움을 옮기지 않고 잘못을 두 번 되풀이하지 않았다. 스승은 '불천노불이과'(不遷怒不貳過)라며 제자의 됨됨이를 칭찬한다. 스승이라도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일을 반성하고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김 여사가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 힘 당사에서 했던 기자회견의 내용을 가슴에 담고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의 역할이 아니라 윤석열의 부인으로 살았다면 지난 총선과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모에 가담한 조부 때문에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한평생 삿갓을 쓰고 속죄하며 살았던 김병연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어머니가 감옥에 가 있었던 상황을 기억한다면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할 것이다. 총선 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 여사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적극적으로 영부인 역할을 하고 나서는 모습이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일 리가 없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에 가졌던 한 줌의 애정마저도 지금 거둬들이는 중이다.
김 여사는 지금이라도 지난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에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아직도 3년이나 남은 윤석열 정권의 성공과 국민들을 위한다면 김 여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판을 보면 목불인견이다. 현직 대통령 장모는 구속됐다가 가석방 돼있고, 부인은 검찰의 소환 일자만 기다리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4건의 죄로 재판 중이고, 제2야당 대표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고법에서 실형이 선고되어 대법 판결만 남은 상태다. 가족 중에 범죄자가 있거나 범죄혐의로 재판 중인 사람이 현직 대통령이고, 차기 대통령감 1위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이 과연 자식들에게 인의예지를 논할 수 있겠는가.
긴급 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내일 에티오피아로 3년간 자원봉사를 떠난다고 합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우리에게 6천 명의 병사를 파견해 준 나라입니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부인의 자격을 내려놓고 지난 대선 기간 기자회견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에티오피아에서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속보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것이 상상의 사치가 아니길 부디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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