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대국민 의료개혁 담화 "현장 조속 복귀를"

국힘 함운경 "국민의 힘 당원직 이탈해 달라"
민주당 "2,000 숫자 고집과 집착을 버려야"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4.04.01 17:52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의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강화해서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와의 갈등 상황과 관련해 “의과대학 정원 확대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의사 증원을 의사들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거꾸로 국민의 ‘목숨값’이 그것밖에 안 되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11만5000명이고, 10년 이후 매년 2,000명씩 늘기 시작한다고 해도 20년이 지나야 2만 명의 의사가 더 늘어난다”며 현 사태의 안타까움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라며, 정부는 통계와 연구를 모두 검토하고, 현재는 물론 미래의 상황까지 꼼꼼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또한,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며, 독점적 권한을 무기로 의무는 팽개친 채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한편으론 “제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또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낼 여러분을 제재하거나 처벌하고 싶겠냐”며 “의료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의사협회는 심지어 총선에 개입하겠다며 정부를 위협하고, 정권 퇴진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대통령인 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전공의들에게 “의학과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도록 막대한 투자를 할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하겠다면 증원을 반대하면서 할 게 아니라 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하라”고 의료현장으로 복귀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 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며 “의료개혁이라는 과업에서 의사 증원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이고, 더 많은 충분조건이 보태지면서 완성될 것”이라고 마무리 했다.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담화가 끝난 뒤 국민의 힘 소속 국회의원 후보는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민주당은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국민은 뒷전이라고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국민의 힘 소속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시라"며, "대통령은 이 나라 최고의 정치 지도자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최고의 책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거친 표현을 표출했다.

그는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며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이제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고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남은 9일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달라"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며 윤 대통령의 불통에 반기를 들었다.

민주당도 대통령의 불통이미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신현영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馬耳東風) 정권임을 확인시켜 주는 담화”라고 혹평했다.

그는 “기자들이 참석하지도 못하고, 질문도 없이, 새로운 내용도 없이, 기존의 일방적 주장만 한 시간 가깝게 전달하는 오늘 담화는 ‘윤석열 불통 정권’의 모습 그대로”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신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돼 있다”며 “정부에 유리한 근거와 데이터를 반복해서 제시하며 오히려 필수 의료의 붕괴 해결이 아닌 필수 의료 붕괴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대한 고집과 집착을 버려야 한다”며 “부실 의대, 부실 교육을 방지할 수 있는 현장의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인 증원 계획을 마련해 의료계를 설득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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