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명품 가방 해명이..."접근 거절 못해 유감"

민주당 "오만한 불통 답답함 누를 수 없어" 혹평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4.02.08 12:12 | 최종 수정 2024.02.09 11:36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를 녹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해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민생 경제 등 주요 국정 현안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문제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물가 관리, 의료 개혁, 늘봄학교, 주식시장 등 올 들어 9차례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서 다룬 현안들을 언급하며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저출산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최우선 국정 과제”라며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라고 했다.

또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인 것 같다”며 “과거에는 갈등 문제로만 봤는데 (정원 확대가)의료진 입장에서도 상생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친북 성향 목사 최모씨에게서 명품 가방을 수수한 것과 관련해 “(최씨의 만남 요청을)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가방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최씨 접근을 거절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했지만 가방 수수의 적절성, 가방 처리 방침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대통령이나 당대표나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정무수석 등을 통해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며 “저도 선거 지휘나 공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천 국면에서 나오는 ‘윤심 논란’에 대해선 “대통령실 후광이라고 하는 것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혜라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런 걸 해줄 능력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지형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 정치에서도 여소야대는 종종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소야대가 워낙 심하다 보니까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데 애로 사항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아홉 번 행사한 데 대해 “입법 과정에서 여야가 충분한 숙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점들이 많이 아쉽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 “영수회담이라고 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이제 없어진 지 꽤 된다”며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은 데 대해 혹평이 쏟아져 나왔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말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해명이냐”고 비난했다.

윤희숙 진보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KBS가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사건’을 ‘신분이 불명확한 사람이 사저에 들어가 파우치를 놓고 온 사건’으로 포장한 노력에 눈물이 난다”며 “박민 KBS 사장이 ‘열일’한다”고 비꼬았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명품 백을 명품 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며 “’성의를 거절하지 못해 생긴 일’로 축소하고자 하는 몸부림에 왜 부끄러움은 늘 국민의 몫인지 개탄하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KBS 대담은 돈은 많이 쓰고 흥행에 참패한, 지루한 90분짜리 영화 한 편”이라며 “오늘 대담의 목적은 딱 하나였다.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진실은 몰카이자 정치 공작이고, 사람을 박대하지 못한 김 여사의 성정 때문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라며 몰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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