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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아시안게임 한중전을 전후해 포털서비스 다음·카카오에 중국 응원 댓글이 수천만건 쏟아진 사태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긴급 현안 보고를 받았다. 한 총리는 방통위를 중심으로 법무부, 과기부, 문체부 등 유관부처와 함께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방통위는 지난 1일 한중전을 전후해 다음·카카오 응원 서비스에 뜬 응원클릭 약 3천130만건(확인 IP 2천294만건)을 긴급 분석했다. 그 결과, 해외 세력이 △가상망인 VPN을 악용해 국내 네티즌인 것처럼 우회접속하는 수법 △컴퓨터가 같은 작업을 자동 반복하게 하는 매크로 조작 수법을 활용해 중국을 응원하는 댓글을 대량 생성했다. 이 가운데 댓글 중 약 50%는 네덜란드를, 약 30%는 일본을 경유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면서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서 가짜 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 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여론을 조작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공작이 자행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기우가 아니라고 보인다"고 비난하며 "다음 포털은 즉각 자체조사를 실시하되 그 과정과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며, 문제점에 대한 당국 조사에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경기가 시작된 지난 1일 밤 9시께 다음이 운영하는 응원 댓글 페이지에 전체 응답자 120만명 중 55%가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네이버에서는 10% 가량이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전체의 92%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에서 중국의 승리를 응원하는 응답이 많이 나타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인들이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다음은 오후 6시47분께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어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공지하며, 클릭 응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