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8일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옮겨지자마자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여야는 각각 ‘이재명 대표가 살아남기 위한 단식에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과 '국정 쇄신을 위한 총리해임안과 내각 총사퇴’라는 강수로 맞서 여의도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에 처해버렸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면서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나"라며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한 발언이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박범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 장관의 이러한 발언을 "잡스럽다"고 평가했고, 김의겸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장관의 이런 식의 표현은 '새디스트' 같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맛이 좀 갔다"고 맞받았다. 그나마 합리적이라는 조응천 의원마저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장관이면 19일간 단식해서 병원으로 이송한 야당 대표를 그렇게 조롱해도 되나"며 "지금 하는 것 보면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여당 대변인 같다"고 지적할 정도로 한 장관의 한마디가 19일 하루 민주당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이에 국민의 힘 유상범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유는 검찰 수사의 지연 또는 일방적인 중단과 구속영장 청구 시 체포동의안 부결, 즉 불체포 특권을 유지하겠다는 목적”이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단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틴 게 뉴스가 된 지루한 지난 2년"이라며, "이번에는 실질 심사를 받고 당당하게 정면 돌파를 했으면 한다. 그게 이재명 다움 아닌가"라며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명분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의 병원행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속에 여당은 '약속대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영장 심사를 받으라'고 압박하는 반면, 야당은 '정치 탄압'이라는 명분으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강 대 강 대치 속에 산적해 있는 민생현안을 위한 상생의 정치가 요원해지고 있다.

특히 대선이 끝나고 새 정권이 출범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팬덤에 기대어 정당의 이기주의만 내세우는 야당과 제로섬게임만 추구하는 용산, 무기력하게 권력의 눈치나 보는 여당의 정치력에 국민들은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