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매불쇼'에 출연하고 있다.(사진=매불쇼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방송된 유튜브 ‘매불쇼’에서 2023년 9월 자신의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에 대해 “예상한 일이었다”며 “당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인 일과 당시 당내 움직임 등을 맞춰보니,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다 짜고 한 짓”이라고 밝혀 논란이 한창이다.
민주당 낙선자 모임인 초일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동연 경기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보인 “통합 행보는 쇼였나”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이 검찰과 (짜고서)그런 식으로 할 것이라고는 상상이 잘 안된다”고 꼬집었다.
김두관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본모습은 무엇이냐’는 제목의 글을 올려 “21대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많은 분들이 제게 연락을 주시고 말씀하시는데, 이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았다고 한다”고 밝히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주자와 릴레이 회동을 하면서 말한 통합이 거짓말이고 쇼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민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해 놓고 국민통합은 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재명 대표의 본모습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스스로가 만들었던 여러 종류의 공든 탑들이 와르르 무너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정책 행보와 통합 행보 효과가 다 가려지게 돼버릴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실에 대해 침묵하면 뒷거래가 있는 것을 동의하는 게 되고, 말을 얹으면 얹을수록 당내 분열 혹은 여러 가지 논란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재명 대표께서 자기 추측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규명하다 보면 또 논란이 불거지고 블랙홀처럼 다 빨려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친명계인 장경태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그때 2차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9월 중순에서 말쯤, 동의안이 올라오기도 전인 6월 정도부터 ‘8월 위기설’ 등 당내에서 여러 가지 설들이 돌았다”며 “내통까지는 아니어도 (민주당 내부에서)상당한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5선의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통합 행보를 하면서 구태여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면서도 “이런 문제가 당내에서 또 부각될 수 있으니 미리 못을 박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경험해 봤지만, 가장 위험한 유형은 사악한 사람이나 자기 잇속만 차리는 사람이 아니라 망상에 빠진 사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탄핵 이전부터 그의 위험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표현은 아마도 ‘돈키호테’”라고 표현하며 망상의 정치가 가장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한 유튜브 방송 발언을 보면서도 비슷한 사고구조를 떠올렸다”며 “검찰의 수사 과정과 당내에서 나에게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들을 보니, 이미 다 짜고 한 짓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비판을 가했다.
이 의원은 “가결했던 것으로 의심받은 사람들이 당원 여론조사, 지역구민 여론조사, 의원 상호 평가에서 엄청난 감점을 받았다는 말은 결국 ‘기각이 났어도 꽁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마치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본인이 이긴 선거조차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던 뒤끝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도자에게 중요한 덕목은 왜곡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며,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망상에 사로잡힌 지도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음모로 해석하며, 결국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뿐”이라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동일시하며 비난을 가했다.
비명계를 비롯한 당내외 반발에 대해 이 대표는 “이미 다 지난 일이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쨌든 당에 있는 모든 역량을 다 모아서 이 혼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