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종합 인터넷신문 '뉴스포레'가 창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2023년 6월 15일 '뉴스와 사람이 모이는 숲'을 슬로건으로 언론의 첫발을 디딘 본지는 지난 1년간 자본과 패권주의가 판치는 언론환경 속에서 시민의 알권리와 공정사회의 가치를 위해 신생 언론사의 길을 개척해왔다고 자부한다. 본지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시민 제보의 작은 실마리에서 시작해 취재와 단독보도로써 크고 작은 사회적 반향을 이뤄낸 지난 1년의 성과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에서 다짐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시민의 제보와 함께 해온 1년
뉴스포레는 지난해 6월 15일 공식 창간에 앞서 13일자 '[단독]포스코, 포항시민대회 집회금지가처분신청' 제하의 기사로 독자들과 첫 만남을 했다.
당초 계획한 창간일을 이틀 앞두고 언론사 등록과 동시에 예정에 없던 기사를 급히 보도한 사정에는 서로 성장·발전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깊은 뿌리를 맞대어 온 포항지역사회와 포스코 간의 뜨거웠던 갈등이 있었다.
당시 최정우 전 회장이 포스코미래기술원 포항 건립 약속을 저버린 채 역주행을 거듭 감행하는데 격앙된 지역사회는 단 한줄의 속보라도 보도해줄 언론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창간을 준비하던 뉴스포레는 시작부터 단독보도라는 호재를 얻었지만 그와 동시에 신생언론사에게 절실한 주요 광고주 한곳을 잃는 계기가 됐다.
중앙과 지역 매체를 망라한 본지의 전국적인 첫 단독보도는 '파리 한국인 단체관광객 피습...여성 4명 부상·강탈'<'23년 7월 3일자> 보도였다. 현지에서 북아프리카계 주민들의 소요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 관광객의 제보에 의한 이날 보도 다음날 중앙언론의 후속보도가 이어졌다.
인력과 조직의 열세를 도와주기라도 하듯 시민들의 제보는 이후 더 많은 분야의 단독보도로 이어졌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사외이사 호화 해외이사회 파문 보도
지난해 8월 17일 본지에는 전직 포스코 창업 임원으로부터 귀를 의심케할만한 제보가 입수됐다. 불과 열흘 전쯤 최정우 당시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사내 이사는 물론 사외이사들이 캐나다 벤쿠버 일원에서 극비리에 5박7일간 이사회를 명목으로 호화 골프관광을 다녀왔다는 충격적 내용이었다.
진술 외에는 제보 내용을 뒷받침할 어떤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회사 측은 당초 예상대로 '회장의 동선은 경영 기밀이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 시기에 최정우·포스코사외이사 해외골프관광 파문'<'23년 8월 22일자>이 보도되자 회사 입장은 급변했다. 모종의 제안이 돌아왔지만 추가 제보가 이어지면서 후속 보도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이미 뉴스포레에게서 벗어나 뉴스를 클릭하는 독자들에게 가 있었다.
'해외골프관광 최정우회장·사외이사 사퇴 촉구...시민단체 반발'<'23년 8월 24일자>, '벤쿠버 간 임원 4명 더'...모두 회장 후보군'<'23년 8월 27일자>, '포스코, 파업 위기에 국감출석까지...회장 리스크 피로도 극심'<'23년 10월 6일자>, '내일이 국감증인 출석인데...최정우회장 해외출국'<'23년 10월 10일자>, '최회장에게 놀아난 국회...증인 슬그머니 철회'<'23년 10월 26일자>, '포스코홀딩스 행사에 포스코 법카?...벤쿠버이사회 파장'<'23년 11월 22일자>, '벤쿠버이사회 경비 유용 의혹 고발...최회장 등 16명'<'23년 12월 7일자>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2024년 1월 해가 바뀌어 5개월 이상 이어진 본지 보도에 타 매체들이 가세하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단독'을 붙여 '한끼 식사 2500만원...포스코 7억 해외 이사회 수사'<'24년 1월 12일자>를 보도했다.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들이 앞다퉈 특종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정우 회장과 사외이사 등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을 매개로 한 뿌리깊은 그들만의 전횡과 일탈의 실상은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포스코 호화접대 회장부인도...엘시티 파티 논란'<'24년 2월 7일자> 단독기사는 최초 보도를 한 본지가 최 전 회장에 보낸 작별인사였다.
호기롭게 3연임을 넘보던 최 전 회장은 결국 후보군에서 밀려났으며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신임 회장에 대한 언론의 하마평이 포스코와 화해 무드의 일색을 보이는 가운데 본지는 '무난한 금수저 장인화...포스코에 약일까, 독될까?'<2월 16일자>를 통해 포스코의 개혁을 위한 자경문으로 삼았다.
장인화 회장 체제 출범 이후에도 앞선 우려는 주요 임원 인사 결과를 통해 심상찮은 현실이 됐다. '포스코 사장 인사 미스터리 풀 열쇠?...벤쿠버이사회'<3월 15일자>, '장인화 회장 7월 칼바람?...4월 인사 '손보기' 논란<6월 11일자> 보도에서는 국민 기업 포스코에 대해 언론이 섣불리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되는 당위성이 강조됐다.
▲22대 총선 후보자 검증 단독 보도
2024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본지는 몇몇 후보들에 대한 검증 단독 보도를 했다.
'김정재의원 측 쪼개기 후원 진술 번복 금품회유 파문'<1월 9일자>, '김정재의원이 위증교사 지시...시민단체 고발'<1월 10일자>, '김정재, 시의원 금품회유는 사실...전 당직자 폭로'<2월 14일자>, '총선팩트체크, 이상휘 '대저택 건축·JU그룹 전력'<1월 13일자>의 단독보도가 이어졌다.
파장이 계속 되자 김정재 후보는 공식입장문을 내고 '뉴스포레의 가짜뉴스에 대해 법적 조치 등 공식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처음부터 음모가 진실의 힘을 이길 수도, 권력의 으름장이 실행에 옮겨질 수도 없었다.
▲포항 촉발지진 원인 왜곡 시도에 대한 보도
뉴스포레는 창간 취지 가운데 '위험사회론에 바탕해 사회적 재난을 감시하고 예방하겠음'을 표방하고 지난 2017년 11월 17일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된 포항 유발지진에 대해 주시해왔다.
올해 국내는 물론 대만과 미국 뉴욕 등 해외에서도 자연지진 사태가 빈번한 가운데 포항지진을 슬쩍 끼워넣어 원인을 왜곡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도가 노골화됐다. 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포항지열발전소 컨소시엄 참여 주체들이 민·형사 소송의 피고가 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포항시민을 상대로 벌이는 2차 가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한반도가 포항 때문에 불안?...지진 원인 왜곡 여전'<4월 15일자>, '포항은 물 주입 사후 지진 모델...국제학회도 인정'<4월 23일자> 등의 보도에 지역 정치권의 대응 등 구체적 성과가 나왔다.
▲해월 최시형과 지역 정체성 재조명
창간정신의 앞머리에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에 기여함'을 밝혔듯이 본지는 그동안 지역취재본부를 둔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동해안의 삶과 그 정체성을 찾는데 보도의 한 중심을 맞춰왔다.
포항 출신의 동학2대 교조 해월 최시형은 경주 용담정에서 태동한 동학사상을 영덕과 영양을 은거지로 삼아 전국에 포교한 인류사적 사상가로서 평가가 거듭되고 있다.
본지는 '포항사람 최시형 선생, 초기 동학 활동 학술세미나 개최'<'23년 6월 20일자> 보도를 시작으로 '도올 김용옥, 영해·영덕이 실제적 동학의 산실'<11월 6일자>, '성주현교수 초청 해월 최시형 강연...대한민국을 깨우다'<11월 13일자>, '도올, 35년만에 포항 해월 최시형 유적지 방문'<'24년 5월 5일자> 등을 연속 보도했다.
지난 5월 포항에서 개최돼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는 큰 성황을 거둔 철학자 도올 김용옥의 강연회를 보도한 '도올, 해월·포스코 '창'으로 포항에서 미래를 보다'<5월 29일자>는 중앙의 뿌리는 지역이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해법이 다양성을 잉태한 지역 속에도 있음을 새삼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다시 창간 정신을 새기며
뉴스포레는 지난 한해 창간 1년 동안 초심의 각오를 숫돌에 벼리듯 언론보도의 사명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의사 장기 파업 사태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주요 이슈에 대해 쟁점을 검증하고 독자의 판단을 도울 언론의 책무에 소홀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력과 조직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현실적 한계는 국민의 팍팍한 삶을 고려한다면 한낱 변명에 불과하다.
뉴스포레가 창간 1년 동안 다져온 언론의 작은 철로가 미답의 시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나라와 세계를, 현재와 미래를, 상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질책과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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