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t가 차기 대표로 선임한 김영섭 전 LG CNS 사장. (사진=뉴시스)

kt가 8개월 간의 긴 경영공백을 끝내고 차기 대표의 최종 후보로 38년 LG맨 출신의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내정했다.

4일 KT 이사회는 김 전 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번에도 정치적 외풍 시비에 시달리며 전례 없이 장기화됐던 대표 선임을 마무리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이 기대된다. 하지만 앞으로도 수장을 선택하는 절차에서 이번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지 거듭된 숙제를 안고 가게 됐다.

kt의 대표 선임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차기 대표 선임은 지난해 말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도전으로 시작됐다. 이사회의 연임 적합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압 논란이 거듭된 끝에 경선을 거쳐 선택된 구 대표는 결국 자진 하차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내부에서 선택된 윤경림 전 사장마저도 '이권 카르텔' 시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후 새로운 이사진은 대표 선임 절차까지 바꿔 가며 공개모집 뿐만 아니라 주주 추천까지 거치는 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정치권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도 해석돼 리더십 선택 과정에 대한 명확한 개선의지를 표하는 것이었다.

결국 8개월여 간의 경영 공백은 통신사업에서 탈피해 글로벌 경쟁 체제에 뛰어든 kt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4일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영섭 후보는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과 ICT 전문성을 활용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kt가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선임 이유를 발표했다.

김영섭 내정자는 1984년 럭키금성상사(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LG CNS 경영관리부문 상무,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솔루션사업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7년여 간 LG CNS 대표를 맡아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재직 기간 동안 매출은 2015년 3조2303억원에서 2022년 말 퇴임 당시에는 4조9697억원으로 54%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9억원에서 359% 증가한 3천854억원을 기록했다.

김영섭 후보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말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kt의 외부 경영인 영입은 이석채·황창규 회장에 이어 역대 세번째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