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철규 원내대표 설에 당 내분 격화

원내대표 입후보자 없어 선출일 9일로 연기
홍준표 "패장이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 아냐"

뉴스포레 김건우 기자 승인 2024.05.01 11:12 의견 0
이철규 의원(사진제공=이철규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이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후보자가 없어 3일로 예정되었던 선출일을 일주일 뒤인 9일로 연기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1일 예정됐던 원내대표 후보 등록도 오는 5일로 미뤄졌다.

친윤을 넘어 '찐윤'인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 가능성에 김태흠 충남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날 선 비판과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출마예정자들이 불출마 선언과 눈치를 살피는 등 총선 패배 이후 당이 격랑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철규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대두된 이후, '비윤계' 4선 중진 김도읍 의원이 지난 28일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그 외 출마 후보자들은 의사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협상을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대통령실과의 관계 등으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후보가 섣불리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이철규 의원 외에 이종배·송석준 의원 정도가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4선 고지에 등극한 이 의원과 수도권에서 3선을 달성한 송 의원은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는 "머리 박고 눈치나 보는 소위 중진 의원님들, 눈치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비겁한 정치' 이제 그만하자"며 "지금 하실 일은 당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역할을 찾는 거다. 명예로운 정치적 죽음을 택하라"고 입장문을 내고 당의 혁신을 요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패장(敗將)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하겠느냐. 패장이 나와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양식만은 갖고 살며 자중하라"며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설에 일침을 가했다.

재선에 성공한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 사무총장과 인재영입위원장·공천관리위원까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이 의원께 이미 제 개인과 여러 당선인의 의견을 전해드린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접지 않으시기에 부득이 공개로 의견을 밝힌다"며 이철규 원내대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맞서 당정 소통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의원이 원내사령탑이 되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이 의원은 총선패배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벌을 받을 분이지 상을 받을 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용산 입장에서 소통하기 편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대전대학교 변승환 교수는 “원내대표가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국민의 힘이 ‘영남당과 용산2중대’의 오명을 벗고 환골탈태를 할지 아니면 총선 민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국민의 짐’으로 전락할지 두고 지켜 볼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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