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구자경(88)명예회장의 미수연에서 (앞줄 왼쪽에서부터)구본무 회장 부부, 구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씨, (뒷줄 왼쪽부터)구본준 LX홀딩스 회장 부부, 구광모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부부의 모습. (사진 제공= LG)
속보="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친부 경찰 소환조사'<본지 2월 20일자 단독 보도> 등 구 회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양어머니이자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가 양자인 구회장의 입양을 취소하는 파양 소송을 제기한 사 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LG 회장 취임 뒤 돌변해 패륜"
7일 김씨 변호사 등에 따르면 구 회장에 대한 파양 소송은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에 제기돼 현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소송 이유는 구 회장을 양자로 받아들인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패륜 행위와 그룹 조직을 동원 한 거짓 조작과 협박, 없는 유언장을 빙자하고 인감을 도용한 재산 탈취 등이라고 김씨 측은 밝혔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김씨 측 소장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양자 입양은 친아들 구원모 씨가 1994년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시아버지 고 구자경 회장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뤄졌다.
김씨 측은 이 같은 조카 입양이 보수적인 향촌사회에서도 아들이 없을 때 딸이 상속하는 관행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이지만 제사 책임 등을 고려한 시아버지의 결정을 수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당시 26세였던 구광모 회장은 친아버지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의 호적에서 옮겨와 2004년 11월 입양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김씨 측은 구 회장이 2018년 5월 양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이 뇌종양으로 사망하고 회장에 취임한 뒤부터 돌변해 양어머니와 두 여자 형제에게 여러 패륜 행위를 통해 인륜을 파탄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 모녀 측은 구 회장의 거듭된 행패를 주장하며 2023년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낸 뒤에는 LG그룹의 조직을 가담시켰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연경씨와 윤관씨 부부 등에 대해 인격 모독과 허위사실 유포, 민형사 소송 등은 물론 임원들을 통해 협박 문자 전송 등 위협을 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제사에서 가족 배제, 사기 대출과 횡령"
구광모 회장의 양모 김영식 씨 측은 소장을 통해 그동안 집안 제사에서 가족을 따돌리고 자신들의 인감을 도용하고 유언장을 거짓 인용해 사기 담보 대출과 횡령으로 재산을 탈취당하는 피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 측은 구 회장이 양어머니가 보낸 수십차례의 전화와 문자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아침식사 요청에도 불면증을 핑계로 회피했다는 것이다.
또 구씨 집안의 제사 전통이 엄격한 가풍에도 불구하고 구 회장의 5주기 제사에 참석해 가족들에게 인사 조차 안 하고 떠난데 이어 6주기에는 아무런 상의 없이 제사를 LG인화원으로 옮겨가 버렸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씨는 이로 인해 '구광모가 친아들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제사와 종부의 역할까지 빼앗으려는 시도를 했다'고 호소하며 불면증 등 건강 악화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연경씨도 두차례 응급실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측이 제기한 이번 소송에서 구광모 회장이 허위로 가족들의 인감을 도용하고 사기 대출로 재산을 가로챘는지도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장에 따르면, 김씨 측은 구회장이 동의 없이 어머니 계좌와 명의 주식에서 55억원 무단 인출, 주식 담보 설정 후 상속세 대납 등 횡령을 하고 선대 회장 때부터 있던 차명 재산의 존재와 규모를 숨기고 상속 과정에서 구 회장과 LG재무관리팀이 가로챈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LG그룹 하범종 사장이 '유언장이 존재한다'고 속여 재산 대부분과 지분을 구회장에게 넘겼는데 확인 결과 유언장은 없었다고 폭로했다.
김영식 씨는7일 "(구회장을)항상 가족으로서 친자식처럼 아끼고, 자주 만나고 소통하자고 부탁했다"면서 "하지만 가족을 이용해 모든 재산과 LG를 차지하고는 몹쓸 짓을 반복하면서 관계는 단절하고, 제사도 가져가버려 더 이상 참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그룹 홍보 담당 정정욱 전무는 "2년 전부터 상속 소송이 진행 중인데 아직 1심도 안 나온 상황에서 최대한 여론전을 안 하는 게 처음부터 방침이었다"면서 "가사소송의 민감한 특성을 고려해 언론이 보도에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